성명서 전문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과 JTBC 기자협회는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탈을 바꿔 쓰고 특정 후보 캠프로 직행"한 것은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내버린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밝힙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정치인 이정헌', 부끄러운 이름에 유감을 표한다
이정헌 전 JTBC 기자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 참여했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과 〈JTBC 기자협회〉는 이 전 기자에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
이 전 기자가 지난주 낸 사표는 아직 잉크조차 마르지 않았다. 불과 열하루 전(7일)까지 누구보다 공정하고 치우침이 없어야 할 앵커의 자리에서 아침뉴스를 진행했다. 여야 대선 후보의 소식을 전했고 직접 앵커멘트도 고쳤다. 그리고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곧바로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탈을 바꿔 쓰고 특정 후보 캠프로 직행했다. 대선이 겨우 50일 남은 시점이다.
이 전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정제되고 품격 있는 말과 글로 시청자와 독자의 신뢰를 얻었던 것처럼 이재명 후보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인', '신뢰'라는 단어와 '특정 후보의 진정성'이란 표현을 한 문장에 욱여넣은 전직 기자의 출사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내버리고 권력을 쫓는 모습에서 이미 그 '신뢰'는 무너졌다. JTBC라는 이름을 사적 이익을 위한 포장지처럼 쓰는 모습에서 '언론인'이란 호칭 역시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이 전 기자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듯해 후배들이 대신 부끄러워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JTBC 구성원들은 감시와 견제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취재 현장을 뛰고 있다. 혹시나 그 노력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피와 땀으로 일궈온 신뢰의 이름을 정치권 입문을 도와줄 '티켓'처럼 여기는 모습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우리는 이 전 기자에 대해 '선배'라는 호칭을 거부한다.
정치권에선 그가 지역구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특정 후보 캠프에 뛰어들었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 재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지역구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JTBC는 '이상직 국회의원 일가의 편법 증여와 조세 포탈 의혹' 연속보도를 통해 이 의원의 여러 의혹을 집중 보도하고 이스타항공 대규모 해직 사태의 본질을 추적했다. 오로지 성역 없는 권력 감시를 위해 기자들이 발로 뛴 결과물이다. 소문조차 이 같은 구성원들의 노력에 대한 모멸이다. 우리는 '정치인 이정헌'을 끝까지 감시할 것이다.
2022년 1월 18일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JTBC 기자협회〉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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