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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이상반응 청소년, 인과성 인정 못받아도 최대 500만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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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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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지 90일 이내에 이상반응이 발생한 18세 미만 청소년은 의료비를 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상반응 종류와 관계없이 질병관리청에 보상 신청을 했다가 기각 당했고, 본인이 의료비로 30만 원 이상 사용했다면 지원 대상이 된다. 만약 중위소득 50% 이하 가정이라면 최대 1000만 원이 지급한다. 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상반응 의료비를 이처럼 광범위하게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증상 상관없이 의료비 지원

교육부는 18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학생 건강회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만 18세 이하 청소년이 접종 뒤 국가에 중증 이상반응 보상을 신청했지만 백신으로 인한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해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에 의료비를 지원해 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교육부는 증상 유형과 관계없이 접종 뒤 90일 이내 중증 이상반응 등이 나타나 진료비로 본인부담금을 30만 원 이상을 부담했다면 지원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 1차든 2차든 상관없이 각각 접종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진료를 시작했으면 횟수와 상관없이 5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접종 당시 만 18세 이하였던 청소년이 신청 가능하므로 지난해 고3도 신청할 수 있다.

현재 방역당국이 피해를 보상하는 중증 이상반응은 △아나필락시스 △혈소판감소혈전증 △국소이상반응 △전신반응 등이다. 심근염과 심낭염, 면역혈소판 감소증, 급성파종성 뇌척수염 등은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도 지원한다. 질병청은 ‘백신보다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 피해 보상 신청을 기각한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 경우에도 의료비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다만 국가보상제도에 따른 지급 제외기준을 준용해 물리치료, 보약, 1인 병실사용 비용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신청 기간은 다음달부터 2023년 5월 말까지다. 교육부가 사업수행기관으로 지정한 한국교육환경보호원에 본인이나 보호자가 의료비 영수증 등의 증빙서류와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방법과 절차는 학교나 이미 신청한 국가보상청구 결과 통보시 안내할 예정이다.

처음으로 이상반응에 광범위하게 지원하는 것인 만큼 신청자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진료 이후 바로 국가보상을 청구하지 않았어도, 지금이라도 신청하고 기각 통보를 받는다면 교육부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신청 규모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태다. 일단 이번 지원 예산을 재해대책 특별교부금(재해특교) 40억 원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만약 500만 원을 지원할 경우 800명만 지원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만큼 지원하는 것이니 지원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청소년의 경우 중증 이상반응 국가보상 심의가 많이 된 상태가 아니라 신청 규모 예상이 쉽지 않다”며 “신청자가 많이 늘어 사업 기간을 늘려야 한다면 예산도 조금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18일 기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은 1차 78.8%, 2차는 67.8%다. 소아·청소년의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율은 0.27%(1만1082건)고, 이중 중증 이상반응 신고는 289건이다.

‘청소년 접종률 높이기’ 목적에 형평성도 논란

백신 접종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했는데도 청소년 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교육부 방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성인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백신 접종과 관련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이상반응”이라며 “교육부가 책임지고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소년은 성장 단계에 있어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청소년을 우선 보호하기 위해 지원하게 된 거고, 성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반응은 엇갈린다.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서 학원과 독서실 등이 빠지고 접종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3월 정상등교를 추진하기 위해 의료비 지원을 ‘당근’으로 내민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만 5~11세까지 접종이 확대되면 신청 대상 범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물었을 때 접종의 걸림돌이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았다”며 “그런 걱정을 덜 수 있다면 조금 더 안심하고 백신 접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며 자살과 자해를 시도한 경우 신체상해 및 정신과 병의원 치료비를 각각 최대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10만 명 당 학생 자살자 수는 2019년 2.5명, 2020년 2.7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3.6명이다.

자살과 자해를 시도한 경우에 대한 지원은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은 없어도 된다. 보호자가 치료비 영수증과 전문의 소견서 등을 학교나 교육청에 제출하면 지원한다. 최근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지원금을 노리는 자해 시도 등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살이나 자해는 시도 동기까지는 확인을 안 하고 사실이 인정되면 가급적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완치 청소년의 심리 안정을 위해 정신과 의료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120여 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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