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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fn사설] LG엔솔 역대급 상장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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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공모 1경 사상 최대
쪼개기 상장에 대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만 따로 뗀 LG에너지솔류션이 18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은 뒤 27일 증시에 상장한다. 사진은 LG에솔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LG에너지솔루션 사진 제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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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에 1경원(1조원의 1만배) 넘는 기관 주문이 몰려 기업공개(IPO) 흥행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LG엔솔은 지난주 공시를 통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2023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 단위 공모액이나 경쟁률 모두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이다. 예상대로 시가총액이 70조원에 이르면 단숨에 코스피 3위에 등극한다. LG엔솔은 18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은 뒤 27일 상장한다.

진작에 IPO 최대어로 꼽혔지만 기대 이상의 열풍이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이차전지, 배터리 혁신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대 도래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전기차 심장인 배터리 수요 역시 이미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NEF는 리튬이온전지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2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능가하는 국가전략산업으로서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LG엔솔은 국내 1위, 세계 2위 배터리 업체다. 1996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에서 출발해 막대한 적자에도 26년 한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 세계 1위 점유율인 중국 CATL과 비교해 기술력에선 최고로 평가받는다. 2011년 설립된 CATL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 우대정책으로 급속 성장했다. CATL은 이제 중국을 넘어 유럽, 미국 시장을 넘보고 있다.

기술혁신이 생명인 배터리 업체들은 지금 연구개발 투자와 해외공장 증설로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엔솔은 이번 공모금을 이런 투자에 쓸 예정이라고 한다. 권영수 부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을 발판으로 100년 미래의 첫걸음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시장의 냉혹한 싸움에서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으로 세계 고지에 오를 수 있길 바란다.

LG엔솔 상장은 과제도 남겼다. LG화학 소액주주들은 2020년 LG엔솔의 물적분할 때부터 알짜사업만 떼낸 '쪼개기 상장'이라며 반발해왔다. LG화학 주가는 한때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소액주주들은 지금 국민청원, 1인 시위에 나섰다. LG엔솔의 기록적인 상장에 깃든 그림자가 아닐 수 없다.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우선배정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액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미래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정치권과 금융감독 당국이 개선안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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