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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연밭에서 발견한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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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를 산책하다 눈길이 멈춘 철 지난 연꽃밭. 화려했던 꽃들은 사라지고 꺾인 연 줄기와 연밥이 물에 반영되면서 다양한 도형들이 생겨났다. 그중에서 발견한 익숙한 문양은 영락없이 영화 ‘오징어 게임’을 상징하는 도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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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새벽이면 가끔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를 찾는다. 요즘은 안개가 자주 끼어 몽환적 분위기를 즐기며 산책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나뿐만 아니라 제법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감상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해 한적한 곳을 찾다가 철 지난 연꽃밭에 눈길이 갔다. 화려했던 꽃들은 사라지고 꺾인 연 줄기와 연밥이 물에 반영되면서 다양한 도형들이 생겨났다. 이곳저곳 한참을 보다 보니 익숙한 문양에 시선이 멈췄다. 그것은 영락없이 영화 ‘오징어 게임’을 상징하는 도형이었다.

가지고 놀 장난감이 별로 없었던 어린 시절, 골목에만 나가면 친구들과 어울려 해지는 줄도 모르고 오징어 게임을 하고 놀았다. 성인이 되고 세월이 흘러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놀이가 지난해 영화 ‘오징어 게임’이 나오면서 전 세계인의 놀이가 되었다.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뇌종양을 앓는 노인 역을 맡은 오영수씨가 한국인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그 영화가 주목을 받았다. 목숨이 걸린 공기놀이 게임에서 마지막 구슬을 내어주며 "우린 깐부잖아"라는 대사는 내 기억 속 옛 친구들을 떠올리게 했다.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를 죽이려 들자 그가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라고 절규하며 내뱉은 한마디는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내어주던 어릴 적 ‘깐부’. 그런 깐부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경쟁사회로 찌든 이 세상도 점점 살 만한 곳으로 변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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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두물머리를 산책하다 눈길이 멈춘 철 지난 연꽃밭. 화려했던 꽃들은 사라지고 꺾인 연 줄기와 연밥이 물에 반영되면서 다양한 도형들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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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두물머리를 산책하다 눈길이 멈춘 철 지난 연꽃밭. 화려했던 꽃들은 사라지고 꺾인 연 줄기와 연밥이 물에 반영되면서 다양한 도형들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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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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