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디 차관 이탈리아 교구로 복귀…스페인 출신 장관도 임기 만료 앞둬
로마시내에서 바라본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전 세계 가톨릭 총본산인 교황청 주요 부서의 지도부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인 자코모 모란디 대주교(56·이탈리아)가 지난 10일(현지시간)부로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과스탈라 교구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모란디 대주교는 2017년 7월 신앙교리성 이인자 자리에 임명돼 5년 가까이 봉직해왔다.
모란디 대주교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인사 조처된 배경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모란디 대주교가 전통 라틴 미사를 제한한 교황의 결정에 불만을 표출한 데 따른 것이라는 등의 시각이 있다고 일부 가톨릭 전문 매체는 전했다.
모란디 대주교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은 차관보인 찰스 시클루나(62·몰타) 대주교가 차관직을 대행할 예정이다.
모란디 대주교가 물러나면서 신앙교리성 지도부 전면 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신앙교리성 장관인 루이스 프란시스코 라다리아 페레르(77·스페인) 추기경도 교회법상의 은퇴 연령(75세)을 넘긴데다 오는 7월에는 5년의 임기마저 채우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
신앙교리성은 신앙과 윤리도덕에 대한 교리를 증진·보존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중요한 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교황청에서는 작년 봄부터 주요 부처의 장·차관 교체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작년 2월 로버트 사라(76·기니) 추기경이 경신성사성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같은 해 6월에는 베니아미노 스텔라(80·이탈리아) 추기경이 성직자성 장관실을 떠났다.
또 지난달에는 교황과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피터 코도 아피아 턱슨(73·가나) 추기경이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직에서 사임했다.
표면적으로 은퇴 연령을 넘기거나 보직 임기를 마쳐 자연스럽게 물러난 모양새이나 모두 교황이 해당 부처에 대한 사도적 순시를 지시한 이후 장관 교체가 이뤄져 그 배경이 주목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주도하는 이러한 지도부 인사가 교황청 조직 개혁이라는 큰 틀 아래 이뤄지는 인적 쇄신 혹은 세대교체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교황은 올해 중 교황청 조직을 전면 개편한 사도적 헌장을 공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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