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부터 대중음악까지…엘비스 프레슬리 음반도 눈길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증한 교황청 음악 자료실 모습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최근 이탈리아 로마의 한 음반 가게를 깜짝 방문해 화제를 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악 애호 수준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돼 또 한 번 시선을 끈다.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인 잔프란코 라바시(79·이탈리아) 추기경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CD·레코드판 등 각종 음악 자료로 가득 찬 대형 수납장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베토벤, 베를린 필하모닉 음반과 함께 아르헨티나 태생의 세계적인 유대계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음반 등도 눈에 띄었다.
라바시 추기경은 사진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증한 음악 자료를 보관한 교황청 문화평의회의 오디오 자료실"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라바시 추기경은 13일 발행된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을 딴 해당 자료실에 CD 1천728장, 레코드판 19장이 소장돼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 클래식 음악이지만 미국 엘비스 프레슬리의 찬송가 모음집, 프랑스 출신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의 히트곡 앨범 등 세계적인 대중가수 음반도 다수 있다고 했다.
교황의 모국 아르헨티나 전통 음악인 탱고 관련 음반도 여럿 소장돼 있다면서 모두 교황이 즐겨듣던 음악이라고 라바시 추기경은 소개했다.
이 자료실은 약 3년 전 교황이 라바시 추기경에 보낸 몇 장의 음악 CD로 시작됐다. 교황은 이후부터 정기적으로 음반을 보내기 시작했고, 라바시 추기경이 이를 보관하고자 자료실을 만들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로마 시내 한 음반가게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
라바시 추기경의 인터뷰에 따르면 교황은 어릴 적 모친과 함께 오페라 라디오 프로그램을 즐겨들으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웠고, 지금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음악 애호가가 됐다고 한다.
특히 베토벤·모차르트의 모든 작품을 소유할 정도로 클래식을 좋아해 모차르트 관련 CD만 200장이라고 라바시 추기경은 전했다.
그러면서 교황이 지난 11일 저녁 이례적으로 로마의 한 음반 가게를 찾은 게 자신에겐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평했다.
이 가게는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있던 시절 로마를 방문할 때 종종 들르던 곳으로 알려졌다. 가게가 최근 새로 단장해 다시 문을 열자 이를 축하하고자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방문했다는 게 교황청의 설명이다.
라바시 추기경은 각 음반에 대한 교황의 코멘트를 덧붙여 음악 관련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그는 "올해 내 임무가 마무리되고 후임자가 나오겠지만 이 자료실을 음악 또는 교황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개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이는 교황의 성격과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