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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요동치는 PK민심에 반성문 쓴 尹…공약 보따리도 풀며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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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대위 내홍 수습 뒤 첫 지방 일정으로 PK(부산·경남)지역을 선택했다. 14일 창원을 방문한 뒤 15일엔 부산과 울산 일정을 소화하는 1박2일 일정이다.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한줄 공약과 대한노인회 방문 등 세대 겨냥 전략으로 지지율 반등을 모색했던 윤 후보가 이번엔 야당의 주요 지지기반이자 대선의 요충지를 직접 찾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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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남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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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PK 방문은 지난달 초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의 ‘울산 회동’과 부산 서면 거리에서의 ‘빨간 후드티’ 유세 이후 6주 만이다.

윤 후보는 이날 경남 선대위 결의대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된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기 공사 재개와 ▶경남 지역 한국우주청 설립 ▶진해신항 조기 착공 ▶남부내륙철도 건설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경남은 국민의힘을 키워주신 어머니와 같은 곳”이라며 PK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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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4일 부산 서면 거리에서 커플 후드티를 입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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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가 현장을 찾아 매머드급 공약을 대거 내놓은 건 출렁이는 지역 민심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선대위 갈등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는 지지율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예를 들어 1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 기관 조사에 따르면(10~12일, 유권자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1월 2주차 조사에선 PK 지역에서 이 후보는 35%를 윤 후보는 33%의 지지를 받았다. 지역에 배정된 조사 대상자가 적어 통계학적인 의미는 없다지만 당 내에선 "지난해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받은 압도적 지지율(62.6%)과 비교하면 지역 분위기에 온도차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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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부산신항을 찾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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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고향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상승세도 부담이다. 경남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후보의 방문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윤 후보의 일정에 맞춰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15일부터 설 연휴 직전까지 PK에 머물며 지지를 호소할 방침이다. 이 후보도 조만간 이 지역을 찾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윤 후보의 일정은 동요하는 현장 민심을 달래려는 듯, PK의 역사적 명소 방문과 경제·노동계 인사 간담회 및 지역 공약 발표, 선대위 행사 참석까지 촘촘하게 구성됐다.

윤 후보는 14일 오후 3·15 국립묘지 참배로 일정을 시작했다. 3·15 묘지는 3·15일 부정선거를 규탄하다 사망한 민주열사들이 잠든 곳이다. 참배 뒤 방명록엔 ‘3·15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자유민주주의를 확실히 지켜내겠다’는 글을 남겼다. 인근 현장에선 수십 명의 지지자들이 “정권교체 윤석열”이라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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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윤 후보는 방명록에 '3.15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자유민주주의 확실히 지켜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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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창원 ‘신신예식장’을 찾아 55년간 무료 예식 봉사를 한 백낙삼·최필순 부부를 만났다. 이후 봉암공단을 찾아 지역 기업인과 간담회도 가졌다.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대표들이 “탈원전 정책으로 일감을 잃었다”고 하자 윤 후보는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원전 생태계에 속한 기업들의 매출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원전 재개를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찾은 경남 선대위 결의대회에서 당내 갈등에 대한 반성문을 쓰듯 낮은 자세로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진심 어린 충고와 매서운 회초리가 저와 우리당에게 너무나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며 “이제 미래를 바라보고 더 나은 대안 만들며 정권교체로 국민의 삶에 희망을 찾아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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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창원시 신신예식장을 찾아 백낙삼ㆍ최필순 부부와 인사하고 있다. 신신예식장 백 대표는 55년 동안 무료 예식 봉사를 통해 1만4천200여 쌍의 결혼을 지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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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12일 윤 후보보다 먼저 부산을 방문해 지역 언론과 릴레이 인터뷰를 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선 상황이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윤 후보 입장에선 TK(대구·경북) 못지않게 PK의 지지율이 붙어야 하는데 내부 사정으로 챙기지 못했던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결의대회 참석 뒤 기자들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 방송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제가 언급할 이야기는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소상공인에게 300만원을 지급하겠단 정부의 원포인트 추경에 대해선 “(금액이 적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야당과 다시 제대로 협상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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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한줄 입장을 남겼다. [윤석열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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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 도발 시 선제타격을 언급한 걸 두고 여당에서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이날 "우리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데 종전선언 운운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재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후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한 줄 논평을 남기기도 했다. 보수 토양이 강한 PK지역에서 보수 집토끼를 향한 목소리를 더 크게 높인 모양새다.

윤 후보는 15일 부산으로 이동해 해상선원노조 간담회에 참석한 뒤 해양·물류 관련 공약을 발표한다. 이후 부산·울산 선대위 결의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가 PK에서 이 후보에게 밀린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격차를 벌리는 것이 중요해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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