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마거릿 챈 전 WHO 사무총장, 홍콩 행정장관 출마 준비"(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마거릿 챈 전 WHO 사무총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두달 앞두고 아직 아무도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마거릿 챈(陳馮富珍·74)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홍콩 영문일간 더스탠더드의 자매지인 '이스트위크'에 따르면 챈 전 사무총장이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내각을 꾸리고 있다.

이스트위크는 일부 '중재자'들이 최근 인재들을 접촉하면서 '마거릿 챈 내각'에 이력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초대 홍콩 행정장관을 지낸 퉁치화(董建華)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부주석이 설립한 싱크탱크인 단결홍콩기금회(團結香港基金會)가 챈 전 사무총장을 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현재 챈의 정치 캠프가 선제적으로 내각 후보로 추천할 이들을 물색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을 수 있는 인물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결홍콩기금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가 마거릿 챈을 행정장관 선거에서 지지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연구기관이다"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홍콩 선거위원회 위원인 챈 전 사무총장은 지난달 19일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 날 투표에 나서면서 행정장관 선거 출마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중국이 개편한 홍콩의 선거제 덕분에 홍콩 민주주의 체제의 꾸준한 발전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전면 이행 등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은 챈은 보건행정 전문가로 홍콩 보건장관을 거쳐 2006년 WHO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중국인으로서 유엔 산하 주요 기구의 첫 수장이 된 그는 2012년 연임에 성공해 2017년까지 WHO를 이끌었다.

그가 2003년 WHO로 자리를 옮기는 데는 고(故) 이종욱 사무총장의 적극적인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캐리 람(林鄭月娥·64) 홍콩 행정장관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더스탠더드는 "람 장관이 코로나19 5차 확산을 막기 위해 분주한 동안 챈 전 사무총장이 (그림자)내각을 꾸리고 있다"며 "람 장관은 재선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가 연임을 원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매체는 "람 장관은 지난 몇 개월간 중국과 접경지역을 열기 위해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는 데 집중해왔는데 최근 캐세이퍼시픽 승무원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전파로 중국과의 (격리 없는) 왕래는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에 따르면 람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의 생일파티 스캔들이 자신의 재선 기회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격노했다"고 전했다.

홍콩 당국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 위기를 알린 상황에서 지난 3일 열린 전인대 홍콩 대표 위트먼 헝의 생일파티에 정부 고위직 13명과 입법회 의원 20명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100여명이 격리시설에 수용됐고, '애국자'만으로 꾸려진 첫 입법회는 이 파티에 참석했던 20명의 의원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지난 12일 개원했다.

이 파티 스캔들로 람 장관은 부하 직원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도 이에 못마땅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더스탠더드는 이들 외에 폴 찬 재무장관, 존 리 정무부총리, 찰스 리 전 홍콩증권거래소 행정총재, 노먼 찬 전 홍콩금융관리국 총재 등이 차기 행정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오는 3월 27일 열리며 다음달 15일부터 후보 등록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r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