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 거리.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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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재연장과 금리인상까지 결정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영업시간을 포함한 방역지침 완화를 촉구했지만 인원제한만 6인(기존 4인)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1인당 평균 대출금이 3억원이 넘는 자영업자들은 더욱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14일 머니투데이가 만난 서울 중구 명동과 종로구 자영업자들은 방역지침 재연장과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허탈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설 연휴를 포함해 다음달 6일까지 3주간 유지하는 대신 인원제한만 6인으로 바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빈손으로 설 명절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명동에서 50석 규모 한식당을 운영하는 A대표는 "지난해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는데 올해도 그럴 것 같다"며 "매번 명절마다 영업제한을 받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시간도 같이 완화됐으면 몰라도 인원제한만으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회성 지원금 지급은 실효성이 없고, 손실보상이 시급하다는 얘기도 또 나왔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여부와 자영업자 영업제한이 '관련이 적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종로에서 만난 자영업자 B씨는 "강제로 문을 닫으라는 얘기만 하고 보상 대책은 없다"며 "그리고 요새 식당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게 얼마나 되는지 확인도 안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금융당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데 대한 반발도 컸다.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수천만원~수억원대 빚을 지고 있는데, 이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어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물가상승 압박이 심화되면서 이날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회복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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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액이 2억원 정도로 한달에 200만~250만원 안팎의 이자를 내고있는 자영업자는 "은행 대출이자랑, 임대료 등으로 나가는 한달 고정비가 500만원을 넘는다"며 "통장에 있는 현금은 이미 다 까먹었고, 적금이나 보험도 깼다. 여기서 이자가 더 많이 내면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답이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사를 버티고 있었던 게 잘 못인거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후 자영업자 대출액은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2% 늘었다.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 속도가 전체 가계대출(10%)보다 빠르며, 1인당 대출은 평균 3억5000만원이다. 자영업자가 아닌 경우(평균 9000만원)보다 4배 더 많다.
주요 단체들은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0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299인 삭발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를 상대로 손실보상 집단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코자총은 촛불집회와 단식투쟁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은 "연장 방침에 또다시 큰 실망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 강력한 유감의 입장을 밝힌다"며 "일방적 희생만이 강요되고 있을 뿐 거리두기 하향을 위한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빚으로 빚을 내어 연명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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