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주도권 위해 '1월 지지율' 확보 급선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더좋은나라전략포럼에서 초청특강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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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로의 지지율을 두고 치열한 물밑 견제를 벌이고 있다. 윤 후보 지지율이 삐끗한 사이 안 후보 지지율이 '마의 15%'를 넘어서면서 1월 한 달 동안 지지율 추이에 따라 '후보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두 후보가 아직까지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 것에는 이달까지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안철수, 지지율 상승세에도 고삐 죄기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1월 1주 차(4~6일 실시) 안 후보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12월 3주 차) 대비 연령·지역별 수치가 모두 상승했다. 20대와 30대에서 각각 14%포인트, 40대 10%포인트, 50대와 60대 이상에서 각각 5%포인트, 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5%포인트, 인천·경기 11%포인트, 충청 13%포인트, 호남 10%포인트, 대구·경북 12%포인트, 부산·울산·경남 12%포인트 등 고른 상승세가 눈에 띈다.
이처럼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지역과 연령을 불문한 '전방위적 지지'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안 후보는 '3강 구도' 안착을 목표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전방위적 지지를 뒤집어본다면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도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극적으로 내홍을 봉합한 윤 후보가 전열을 가다듬고 총공세를 펼친다면 안 후보로 넘어간 중도·보수층 지지를 되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안 후보 측이 국민의힘 내분 봉합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실질적인 이유다. 실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여론조사에서 지난달 30일 39.9%를 기록했던 윤 후보 지지율은 이달 6일 30.8%까지 하락했으나, 갈등 봉합 다음 날인 7일 33.8%로 반등 조짐이 나타났다.
윤석열, 2030男 지지 확보해 반등 겨냥
윤 후보가 8일부터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 원 지급 등 2030세대 남성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대표와의 갈등 이후 빠진 이들의 지지를 최대한 빨리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다만 윤 후보의 2030세대 남성 편향 행보가 여성과 중도층에 역효과를 미친다면 안 후보 지지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양측의 기싸움은 팽팽하다. 이 대표는 10일 안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 "윤 후보가 다소 하강 국면인 가운데 이뤄진 조사"라고 평가절하하며 "윤 후보 지지율이 지난주 금요일(7일)부터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안 후보 측은 "'안철수만이 믿을 수 있는 후보'라는 인식이 전 지역·연령에 확산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이 1월 지지율 추이에 민감한 것은 그만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상수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TBS 라디오에서 단일화에 대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며 "윤 후보에게 실망한 표가 안 후보에게 잠시 가 있는 걸로 보이는데, 단일화를 하더라도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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