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Pick] "산모 신원 숨겨드립니다"…日 병원 '내밀출산' 첫 시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한 병원에서 산모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내밀출산(內密出産)'이 첫 시행됐습니다. 해당 병원은 2019년부터 아이를 낳고 유기할 위험이 있거나 고립된 임산부들이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독자적으로 '내밀출산'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5일 TBS 등 외신들은 일본 구마모토시에 있는 지케이 병원에서 일본 내 첫 내밀출산이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처음 내밀출산을 한 산모는 10대 여성 A 씨로, A 씨는 병원 상담 실장에게만 신원을 밝히고 출산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케이 병원 측은 4일 기자회견에서 A 씨에게 지난해 11월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임신 9개월이고, 곧 출산할 것 같다. 부모님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며 병원에 도움을 청했고, 병원 측은 A 씨를 돕지 않으면 그가 혼자서 출산을 시도해 아이가 방치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A 씨의 내밀출산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출산한 A 씨는 상담 실장에게만 자신의 이름을 밝혔으며, 건강보험증·학생증 사본 등을 넣은 봉투를 남기고 퇴원했습니다. 현재 병원에서 보호하고 있는 A 씨의 아이는 산모를 대신해 병원 측이 대리인 자격으로 출생 신고할 예정입니다. 이후 아이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병원 금고에 보관된 산모 신원 등 본인 출생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산모가 아이에 대한 애정이 강해 나중에라도 신원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변동이 없다면 예정대로 산모가 신청한 특별입양을 진행하고 출생 신고 등 행정적으로도 현실적인 대응을 요구해 나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2007년부터 키울 수 없는 신생아를 맡아주는 '황새의 요람(아기 우체통)'을 운영해온 해당 병원은 2019년 내밀출산 제도를 독자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홀로 출산하다가 아이를 유기하는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BS

황새의 요람(아기 우체통) 홍보 영상 (사진=지케이 병원 유튜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호적법상 출생 신고를 할 때 부모가 누군지 알면 이름을 기재하게 돼 있어 병원 측의 대리 출생 신고 방식이 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호적 업무를 담당하는 구마모토시 당국은 "적법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병원 측에 내밀출산을 피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럼에도 병원 측은 '내밀출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으며, 간사이대학교 어린이가정복지학과 야마가타 후미하루 교수도 "내밀출산은 산모의 안전이 보증된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고 법제화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내밀 출산을 돕겠다는 병원 측의 안내문 (사진=지케이 병원 홈페이지)


'뉴스 픽' 입니다.

(사진='지케이 병원' 홈페이지·유튜브, 'TBS News' 유튜브)
지나윤 에디터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