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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갈등에 끼인 리투아니아…정작 EU는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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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무능론 제기…악시오스 "능력도 의지도 없이 립서비스만"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관 외부에 걸린 리투아니아와 유럽연합(EU) 깃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대만이 '대만 대표처' 개설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 중인 리투아니아를 돕고 나선 반면,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인 리투아니아 지원에 미온적이라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중국과 수교 중인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11월 자국 주재 '대만 대표처' 개설을 허용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자국과 수교시 대만과 단교할 것을 요구하며, 중국 수교국은 비공식 대사관 역할을 하는 대표처 설립 시 중국의 일부라는 의미에서 '대만' 대신 '차이니즈 타이베이'(中國臺北)라는 명칭을 사용해왔다.

리투아니아가 유럽 지역에서 18년 만에 대만 공관을 설치하면서 '대만 대표처'라는 명칭을 택하자 중국은 반발했고,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리투아니아 상품에 대한 통관을 거부하는 등 비공식 경제보복에 나선 상태다.

이에 대만 공기업인 대만담배주류(TTL)는 중국에 수출하려다 통관이 막혀 해상에 표류하던 리투아니아산 럼주 2만병을 구매하기로 했다.

대만은 또 리투아니아 산업에 투자하고 양국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2억 달러(2천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리투아니아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가를 파견하기로 했다.

반면 EU는 현재로서는 이 문제에 개입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악시오스는 평가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리투아니아에 '립서비스'만 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추가적인 관계 악화를 피하려는 다른 EU 회원국들의 승인이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최근 자국매체 인터뷰에서 대만대표처 명칭은 자신과 상의 없이 결정된 '실수'라고 밝힌 것은 좌절감의 표현이라고 악시오스는 해석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중국 전문가 노아 바킨은 다수의 EU 회원국이 리투아니아의 대만 이슈 취급 방식에 대해 "매우 만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중간 신냉전에 연루되기를 꺼리는 독일 내 기류에 의해 윤색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독일 내에서는 미국이 리투아니아에 '대만' 명칭을 승인하도록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있다"고 소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리투아니아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으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몇 주 새 독일 등 유럽 파트너들과 통화 시 거의 매번 리투아니아 문제를 제기했다고 악시오스는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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