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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재명 "실용정부"…탈모약 건보 적용? 정치권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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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실용정부'를 강조하며, 보수층 공략에 적극 나섰습니다. 이번 선거에 캐스팅 보트를 쥔 2030세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맞춤형 공약으로 탈모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도 하죠? 정치권에 때아닌 '모발 논쟁'이 불붙기도 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윤 후보가 크게 흔들린 사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지율 역전에 성공했죠?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저희들은 참 고맙습니다. 최근 한 보름 정도 우리 이준석 대표께서는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안 하시더라고요. 정말 고맙습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자는 심산인 듯합니다. 타깃은 흔들리는 보수층입니다. 나는 '진보'다, 다시 말해 '진짜 보수'다! 연일 주문을 걸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이재명 정부는 실용정부가 되겠습니다. 경제성장과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좌파, 우파, 보수, 진보, 김대중 정책, 박정희 정책 따지지 않고 과감하게 채택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이념을 떠나 실용주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건데요. 인사 탕평책도 다시 한번 약속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이재명 정부는 통합정부가 되겠습니다. 탕평인사를 확고하게 하겠습니다. 오직 국민을 위한 열정과 실력만 있으면 됩니다. 진영을 그리고 지역을 가리지 않겠습니다. 차별 없이 고루 인재를 등용해서 실용 내각을 만들겠습니다.]

이 후보의 우클릭!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죠? 영남에서 균열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선거의 캐스팅 보트를 쥔 2030세대. TK와 PK에서 모두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윤 후보와 차이도 큽니다. TK에선 10%p, PK에선 12%p 넘게 앞섰습니다. 이 후보의 청년층 지지율, 더 높아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탈모약 건강보험 지원 이슈! 이재명을 심는다, 젊은 탈모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TV) :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들의 이른바 '탈밍아웃'도 이어졌는데요.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의원님도 탈모인인데, 탈모인이 정부 지원 주장하면 제척 사유 아니냐…]

쏠리는 관심에 한껏 고무된 모양입니다. 민주당, 이왕 심는 김에 '임플란트' 심겠다고 나섰습니다. 이 역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겁니다. 청년층을 넘어, 노인층의 마음도 얻겠다는 전략이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 듯합니다. 풍성해진 민주당과 탈모인들의 기대감에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쓸 수 있는 예산, 한정돼 있죠. 재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거냐? 논쟁이 붙었는데요. 이른바 '모퓰리즘'이 아니냐는 겁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난치병 어린이 환자들 그냥 다 개인한테 맡겨버렸거든요. 그밖에도 심각한 질병이 있는데 적용이 안 되는 것들이 많아가지고 그 질병을 그냥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거기에 쓰여야 될 재정들을 그런 데 쓰는 것이 과연 합당한 건가.]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탈모로 인해서 우울증이라든지 또는 그걸로 인해서 또 취업을 못 하게 한다라고 하는 그러한 여러 가지 파생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요. 이거 역시 그에 못지않게 굉장히 심각한 질병으로 안주하고 받아들이는 게 저는 필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탈모만 지원해준다? 다른 질병과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할 꺼냐는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탈모가 과연 건강보험 대상이냐 아니냐는 저는 대상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요.]

[이상이/제주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미용, 성형, 피부과 영역의 모든 시술과 치료가 이 신체의 완전성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합동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지 않습니까? 대선 득표를 위해서 재원 할당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왜곡시켜버린 겁니다. 이렇게 되면 암이라든지 이런 중증 질환자들의 경제적 고통이 외면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큰 거죠.]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사실 정치의 본질이기도 하죠. 민주당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나가겠다는 입장인데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게 선거 과정이에요. 그리고 실제 본선거가 진행되면서 우선순위가 가려집니다. (그때쯤 되면 그냥 해 본 생각이었네 이렇게 말을 바꿀 거라는 거죠.) 아니요. 우선순위가 중요하죠. 해야 될 일은 다 맞지만 우선순위를 어떻게 가자. 예산 허용 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하자. 이게 우리가 건전한 토론이고 선거 과정이 되는 거죠.]

이 후보가 말을 바꿀 가능성, 지금으로선 없어 보입니다. 지나친 정치공세다! 선을 그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재원을 부담하고 있는 그들을 굳이 배제해서 섭섭하게 할 필요는 없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원규모도 전체 의료보험 지출액에 비하면 타격을 줄 정도로 대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지난친 정치 공세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에선 건강보험 재정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결국 건보료 대폭 인상밖에 더 있겠느냐? 일침을 놨습니다. 곧 고갈될 건보 재정, 이 후보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겁니다. 대신, 의사 출신답게 '이과적' 해법을 제시했는데요. 탈모 카피약 가격을 낮추고, 탈모 신약 연구개발에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음성대역) : 전세계 탈모 관련 시장은 56조원으로 연평균 4% 이상 성장하고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전세계 77억명 중 16억명이 탈모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헬스케어 시장인 겁니다. 신약을 개발하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이 보다 싼 가격에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산업 발전까지 생각하는 큰 그림! 확실히 5년 전과는 탈모인을 생각하는 자세가 달라진 듯합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 대머리가 되면 생기는 매력이 있답니다. 아십니까? (몰라요.) 그게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이랍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 (외모비하 발언 그런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예, 다 분위기 좋게 하자고 한 말씀들입니다. 앞으로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습니다.]

탈모인 문제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는데도 기회를 놓친 분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입니다. 자료 검토까지 마쳤지만, 건강보험 급여화는 어렵다!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자료를 다 받았어요. 예산정책처랑 입법조사처. 그래서 '탈모약 급여화는 불가능하다, 안 된다.' (답 받으셨어요?) 네, 답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걸 잘못하면 탈모인들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되겠다. 말만 꺼내놓고 실제로 실행을 안 하면. 그래서 다른 방법이 없나. 급여화 말고 다른 방법이 없나 하고 계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사실 좀 도둑 맞은 기분이죠.]

하 의원은 "청년 탈모 문제는 모발 이식술 지원으로 풀어야 한다".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에 불어닥친 때아닌 '모발논쟁'! 이렇게 뜨거운 이슈가 될 일인가 싶은 분들도 계실텐데요. '네거티브 공방'만 오가던 대선전에 그나마 눈에 띄는 '정책 공방'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민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이번 모발약 이슈를 계기로 무려 2000개가 넘는 '소확행' 공약 아이디어가 민주당에 쏟아져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만큼, 내 삶을 바꾸는 정치! 국민들의 기대가 큰 듯싶습니다.

대선 후보들이 서로 정책을 내놓고, 토론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 국민들이 tv토론에서 보고 싶어 하는 그림이기도 한데요. 그동안 TV토론을 꺼리던 윤석열 후보, 적극 참여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국민들 앞에서 검증하는 데 3회의 법정 토론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아주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캠프의 실무진들에게 토론에 대한 법정 토론 이외의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문득 이 발언이 떠오릅니다.

[신지예/당시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해 12월) : 지지율이 낮고 뭔가 부족한 후보자가 계속해서 토론을 하자고 하는 것이 정치계의 문법입니다. 지지율이 높은 사람들은 보통 토론을 하지 않습니다. 굳이 그걸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나 봅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같잖다라는 표현도 하시고. 당신의 지지율이 잘 나올 때는 TV 토론 안 하겠다고 하셨다가 지금 윤석열 후보 처지가 곤궁하고 여론조사 지지율이 역전되다 보니까 입장을 180도 바꿨잖아요. 대선후보 처신으로서 너무 가볍다는 말씀드립니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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