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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남아프리카공화국 폭동

남아공 국정농단 보고서 4년만에 출간… 대통령 기소 권고는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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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남아공 국정농단 조사위원회 의장인 레이몬드 존도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지난해 11월 요하네스버그의 법정에 도착한 모습. 요하네스버그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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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재임시절 이뤄진 국정농단을 조사한 첫번째 보고서가 출간됐다. 보고서에는 주마 전 대통령이 재벌과 결탁해 행한 인사 남용 등이 자세히 실렸으나, 그의 조사 회피로 인해 기소 권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남아공 정부는 추가로 나오는 보고서들을 확인한 뒤 오는 6월말까지 권고 조치 이행에 나설 전망이다.

AP 등은 5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주마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2009~2018년)에 일어난 ‘국가 포획’(State capture)사건을 조사한 첫번째 보고서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전달식에서 “남아공이 과거 부정부패 관행의 연결고리를 끊고 국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결정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주마 전 대통령 재직 당시 만연했던 인사 농단과 국영기업 남아프리카항공(SAA)의 부실 경영과 자금 빼돌리기, 인도계 재벌 굽타 가문의 신문 ‘뉴에이지’에 대한 각 부처의 예산 몰아주기, 국세청(SARS) 청장의 위증과 공공조달 비리 의혹 등을 담았다. 굽타 3형제의 경우, 주마 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해 각료와 공기업 인사 등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물을 통해 정부 부처와도 관계를 쌓았으며,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관리들이 있으면 물러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비리에 연루된 두두 미에니 SAA 전 이사회장 등 국영 기업 수장들과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권고했다. 반면 주마 전 대통령은 보고서에 150차례 이상 거론됐음에도 직권남용으로 얻은 이익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기소 권고도 이뤄지지 않았다. 굽타 형제는 국정농단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가 출범한 직후 국외로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앞서 주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농단 혐의를 부인해왔으며, 조사를 회피하다 법원으로부터 15개월형을 받고 수감됐다. 그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와 요하네스버그에선 이로 인해 폭동과 방화, 약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는 수감 후 두 달이 채 안 돼 건강상 이유로 가석방을 받았으나 지난달 중순 법원이 가석방 무효 결정을 내려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1990년대 무기거래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별도의 재판도 받고 있다.

밝혀지지 않은 주마 전 대통령의 혐의들은 나머지 보고서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공의 국정농단 보고서는 총 세차례에 걸쳐 정리되며 두번째 보고서는 이달말까지, 마지막 보고서는 2월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6월말까지 보고서의 권고 사항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이해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비켜나 권고 이행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과거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인사 배치위원회를 이끌며 국영기업 수장 임명 등에 관여했기에 이번 보고서가 그에게 전달됐던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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