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엄지원 교수팀, 공포 기억 조절하는 단백질 찾아내
공포기억을 조절하는 억제성 시냅스 단백질 IQSEC3의 작동 기전. 그림제공=DG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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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 약물이 없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치료제 개발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 동물실험에서 공포스러운 기억을 없애는 단백질을 찾아낸 것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엄지원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뇌신경회로 내 억제성 시냅스 기능이 공포기억 형성에 관여하며, 공포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신규 후보표적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난치성 뇌질환 중 하나인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PTSD는 남성의 경우 20명 중 1명,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은 살면서 한 번은 경험하게 되는 흔한 증후군이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치명적인 뇌질환이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현재는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치료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s) 계통의 우울증 약물치료가 병행되고 있다. 그러나 PTSD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기전의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일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이미 2016년 ‘IQSEC3’이라는 단백질을 신규 발굴했고, 이번엔 이를 바탕으로 조건부 녹아웃(conditional knockout) 생쥐를 제작했다. 이를 이용해 학습을 비롯한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 내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IQSEC3 단백질이 하위 mTOR이라는 표적단백질 신호를 조절하는 신규 분자 작동기전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IQSEC3 녹아웃 생쥐에서 해마 신경세포의 억제성 시냅스 숫자, 신경전달, 그리고 장기가소성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또 하위 mTOR-S6K 신호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공포기억이 잘 형성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과도하게 올라간 mTOR 신호 활성을 낮추기 위해 S6K 인산화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바이러스를 생쥐 해마에 주입하면 IQSEC3 낙아웃 생쥐에서 보였던 억제성 시냅스 감소와 공포기억 저해가 완전히 회복됨을 발견했다.
엄 교수는 "IQSEC3이 흥분성-억제성 균형을 유지하고, mTOR 신호전달을 조절해 공포기억 형성을 매개하는 핵심 인자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확보하였다"면서 "이번에 발굴한 IQSEC3 관련 분자 작동 기전 정보를 활용하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을 수반하는 뇌질환의 신규 치료 전략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 의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Biological Psychiatry'에 지난달 31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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