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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벼랑 끝 윤석열 "초심으로" 홀로서기 선언…승부수 통할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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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김종인 사실상 '경질'…'초슬림 선대위'로 새출발

"리더십 원천 회복 지지율 반등 계기" vs "중도·2030 이탈 가속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선을 63일 앞둔 5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홀로서기'로 선대위 난맥상을 정면 돌파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김종인 상왕설'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지속으로 윤 후보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며 급기야 일각에서 '후보 교체'까지 거론되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하자,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고 '후보 중심 초슬림 선대위'로 재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연말연초의 지지율 하락세를 멈춰세우고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꺼내든 극약처방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초강수에 대해 "성공하면 확실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당내 분열을 더 심화하고 중도층과 2030세대의 이탈을 가속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선대위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하는 윤석열 후보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 선대위 전면 해체를 선언하고 백지상태에서 다시 실무형의 '초슬림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내용의 선대위 쇄신 구상을 발표했다.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기존 선대위 조직을 다 허물고, 선대본부 중심 체제로 조직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4선 중진이자 윤 후보와 서울대 법대 2년 선후배 사이인 권영세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새로 임명해 선거 전략, 일정, 메시지 등을 총괄하겠다는 것이다.

2030세대 젊은 실무자들에게 선대본부 주축을 맡기고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지 않겠다며, 당과 조직의 힘을 빌리기보다 개인기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같은 쇄신안은 윤 후보가 6개월 전 정치 입문 당시의 '윤석열다움'을 회복하겠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회견에서도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초심'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받아온 권성동 사무총장,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이 당직과 선대위직을 사퇴했다. 이미 '2선 후퇴'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까지 윤 후보의 '최측근 3인방'이 백의종군하면서 윤 후보의 결단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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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쇄신 관련 기자회견하는 윤석열 후보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윤 후보가 밝힌 선대위 쇄신의 핵심은 결국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결별 공식화라 할 수 있다.

기존 선대위를 허물고 실무형 선대위를 다시 짜면서 김 전 위원장이 자진사퇴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상은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경질'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달 초 '울산 회동'으로 선대위에 공식 합류한 지 한 달만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의 최종 동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발표하고 '후보는 하라는 대로 연기만 하라'고 말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윤 후보 리더십이 치명적으로 훼손된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을 안고 갈 경우 여권에서 집중 제기하는 '꼭두각시' 프레임에 휘말릴 거란 우려에서다. 윤 후보 주변에선 "김종인 쿠데타"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번 선대위 쇄신을 예견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 후보가 처음 김종인 전 위원장과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3인과 함께하는 체제를 구상한 데 대해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원톱'을 요구하며 반발했을 때부터 갈등의 씨앗이 내재됐다가, 결국 폭발했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을 따라 선대위에 합류한 금태섭·정태근 전 의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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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종인, 결별 수순으로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선대위 해산' 방침을 세우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사진은 5일 쇄신안을 발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는 윤석열 후보(왼쪽)와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윤 후보의 이번 벼랑 끝 승부수가 통할지는 향후 여론의 흐름에 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선 일단 '단기필마'의 길을 택한 결정이 답답한 국면을 전환시키며 지지율 회복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극한 위기 상황 속에 '보수 결집' 효과와 함께 정치 입문 당시 높은 지지를 회복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반면, 당이 취약한 중도와 2030세대 이탈을 가속화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당내 인사들마저 품지 못하고 일부와 적대관계를 형성해 '통합의 리더십'과 배치되는 길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윤 후보의 초강수 이후 당내 혼란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예정돼 있던 3선 이상 중진모임은 윤 후보 기자회견 이후 취소됐고, '이준석 성토대회'가 예상됐던 초선모임에서는 "당내 분란을 잠시 유보한다"는 결정을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사퇴를 윤 후보가 만류하면서, 6일 소집된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아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결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킹 메이커'라 불린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이 갖는 영향력이 적지않은 만큼, 향후 대권 행보에서 마찰을 빚으면 윤 후보에게 큰 부담이 될 거란 점에서다. 윤 후보가 이날 김 전 위원장에게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한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의 부재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이 백의종군 선언과 무관하게 물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핵관'에 대해 "백의종군을 했다고 해서 그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불화를 이어온 이준석 대표 문제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의 '적당한' 관계 개선을 모색하지만, 해법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 초강수 결정에도 여론 흐름이 좋지 않게 흘러가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급속히 내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한 사과가 부족하다는 비판 여론이나, 윤 후보가 후보 선출 이후 두달여간 눈에 띄는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 등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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