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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해당 행위, 비상식적"... 버티는 이준석 성토한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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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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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해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뒤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원내지도부가 당직ㆍ선대위직 일괄 사의를 표했지만, 선대위 내홍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이 대표만 버티기로 일관하자 반발 여론을 더욱 자극했다. 당대표가 위기의 본질이 아닌데도, 국민의힘은 ‘이준석 수렁’에 빠져 좀처럼 퇴로를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당 이 꼴로 만든 게 누구냐" "李, 계륵보다 못해"


4일 국민의힘은 종일 이 대표를 향한 성토로 들끓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주축으로 한 당 중진의원 모임에선 ‘이 대표 책임론’을 포함한 내홍 사태의 수습 방안이 논의됐다. 모임 시작도 전에 “당을 이 꼴로 만든 게 누구냐. 이준석 아니냐”는 힐난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 나올 만큼 격앙된 분위기였다. 정 부의장은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저격했고, 권성동 사무총장은 "당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 행위를 했다"고 몰아세웠다.

재선의원들도 별도 회동을 갖고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해당행위 발언에 대해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제해 줄 것을 결의한다”면서 5일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 다분히 이 대표를 겨냥한 압박 행보였다.

이 대표 비난은 당 안팎을 가리지 않았다. 김경진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10명 중 8명은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이 대표 없이 2030세대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얘기도 과대 포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전체 의원들의 요구가 어디에 닿아 있는가를 먼저 보라”며 이 대표에게 사실상 사퇴를 종용했고, 김용남 상임공보특보는 “계륵보다 못한 존재”라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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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도착해 통화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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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역시 반(反)이준석 발언으로 도배됐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공개 발언을 한 의원 22명 중 12명 정도가 이 대표 사퇴 입장을 냈고, 그런 얘기를 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엄청났다”며 “의총 분위기만 봤을 땐 상당수 의원이 이미 이 대표에게 등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의총이 진행되던 시간에 이 대표가 취재진에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최고위원에 임명할 수도 있다”고 한 농담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드릴 말씀 없다"... 이준석의 버티기


이 대표는 사퇴 종용 압박에도 여전히 물러설 마음이 없다. 그는 4일 “드릴 말씀이 없다”거나 “공식 경로로 말씀하시는 분들에 대해선 제가 답하겠다” 등 공세를 피해갔다. 전날엔 “제 거취에는 변함이 없다. 손학규한테 단련된 이준석을 모른다”고도 했다. 손학규 무소속 대선후보가 바른미래당 대표 시절 사퇴 여론에 ‘버티기 작전’을 편 사실을 거론하며 책임론을 일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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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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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권 사무총장과의 신경전도 이어갔다. 그는 전날 선대위 총사퇴 소식에 “권 사무총장도 사퇴했느냐”고 되물었는데, 권 사무총장이 이날 “필요에 따라 사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그게 뭐냐. 입장 표명도 아니고”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권 사무총장 임명 당시부터 불만을 드러냈었다.

일견 국민의힘이 이 대표 사퇴로 중지를 모은 듯하지만, 당내 분란만 가중시키는 불필요한 소모전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자성론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현 사태에 이 대표의 책임도 분명 있겠지만, 과연 2030세대의 지지를 받는 그를 내치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충돌 당사자인 권 사무총장도 “(이 대표가 선대위에) 돌아오면 우리가 박수로 환영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박재연 기자 repla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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