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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외교 보이콧’엔 맞불, 코로나엔 혼쭐… 베이징올림픽 한 달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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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도 '외교적 보이콧' 열기 주춤
中 "성공개최 못 막아, 정치적 추태"
시안발 코로나, 갈수록 각지로 확산
성화봉송 행사도 개막 직전 사흘만
한국일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리는 메인스타디움 냐오차오 인근 오륜기 옆에 지난달 31일 전신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모여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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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로 꼭 한 달 남았다. 베이징은 사상 최초로 여름과 겨울 올림픽을 모두 치르는 도시다. 중국은 미국이 촉발한 ‘외교적 보이콧(정부사절 불참)’의 파고에 강경대응으로 맞불을 놓으며 기세를 한풀 꺾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중국이 고수해온 ‘제로 감염’ 원칙에도 불구하고 방역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입장을 밝혔다. 중국 신장지역 인권 탄압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후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합세했다. 이들 5개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기밀정보공유동맹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이다. 중국과 갈수록 관계가 험악해지는 일본도 가세했다.

들불처럼 번질 것만 같던 보이콧 열기는 이내 미지근해졌다. 프랑스가 보이콧 합류 거부를 선언했고 러시아와 아르헨티나 정상이 참석 의사를 천명하며 중국에 힘을 실었다. 한국도 29일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정의용 외교부 장관)”며 미국 주도 대열에서 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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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요. 그래픽=강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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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초청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보이콧이냐”고 강짜로 맞섰다. 동시에 “스포츠를 정치화하지 말라”며 미국에 역공을 폈다. 첸펑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 교수는 중궈왕에 “바이든 정부가 아무리 보이콧을 부추겨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막을 수 없다”면서 “중국을 압박해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 반중 세력의 정치적 추태”라고 일갈했다. 다만 보이콧을 논의 중인 유럽연합(EU)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국제사회가 출렁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중국이 보이콧보다 더 걱정하는 건 코로나19 위협이다. 지난달 9일 이후 산시성 시안의 누적 확진자는 1,600명을 넘어섰다. 인구 1,300만 명의 도시를 열흘 넘게 봉쇄하고 있지만 연일 100명을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마스크를 쓰지 않고 13일간 전국체육대회를 치르면서도 감염자가 전무했던 방역 모범도시가 전염병의 온상이 됐다. 급기야 허난성, 저장성 등 다른 지역에서도 집단감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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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봉쇄된 인구 1,300만 명의 산시성 시안에서 2일 주민들이 길거리에 줄지어 늘어서 3번째 핵산검사를 하고 있다. 시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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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열릴 베이징은 초비상상태다. 도시를 꽁꽁 싸매며 외부 인원 유입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이달 말 춘제(중국의 설) 연휴기간을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는 일찌감치 이동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지난해 10월 그리스에서 옮겨진 성화봉송 행사도 올림픽 직전 사흘간 베이징과 인근 지역으로 국한해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다.

중국은 관중석이 썰렁했던 지난해 도쿄올림픽과 달리 국내 관중의 입장은 허용하겠다고 밝히며 흥행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 경기장 입장권을 얼마나 판매할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 세계에 멋진 올림픽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축제를 앞둔 중국은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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