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임기 마지막 신년사
"증오·분열 아닌, 통합 대선 되길"
"실수요자 주택공급 속도 낼 것"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2년 임인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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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마지막 신년사를 통해 통합을 강조했다. 주거문제와 관련해서는 주택하락세를 확고히 굳히겠다고 했다.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임기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기회가 된다면'이라는 말도 함께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0시 청와대에서 임기 마지막 신년사를 발표했다. K방역의 성취와 높아진 국격에 대한 언급이 많았지만, 눈길을 끄는 대목은 '통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하며 '국민통합'을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며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여 국민의 선택을 받는 민주주의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대와 증오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되었으면 한다"며 "정치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의 참여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치의 수준을 높이는 힘이다.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주시고 좋은 정치를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대선 뿐 만 아니라 다음 정부에 대한 바램을 전할 때도 '통합'이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사는 시련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위대한 성공의 역사"라며 "생각이 다르더라도 크게는 단합하고 협력하며 이룬 역사였다. 다시 통합하고 더욱 포용하며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또 "정부는 유한하지만, 역사는 유구하다"며 "어느 정부든 앞선 정부의 성과가 다음 정부로 이어지며 더 크게 도약할 때,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로 계속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사과한 부동산 문제도 다시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주거 안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최근 주택 가격 하락세를 확고한 하향 안정세로 이어가면서,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있었던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우리 정부로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잘 했다고 만회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다음 정부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는 확실히 임기 마지막까지 찾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 처음과 마지막 두차례에 걸쳐 남북관계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를 시작하며 “출범 당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 속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평화의 길을 만들어나갔다. 아직 미완의 평화이고 때로는 긴장이 조성되기도 하지만, 한반도 상황은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또 “분단국가이고 전쟁을 겪은 우리에게 평화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며 “평화는 번영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전제다. 하지만 평화는 제도화되지 않으면 흔들리기 쉽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주도해 나간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에 의해 지금의 평화가 어렵게 만들어지고 지탱되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신년사를 마무리 하면서도 “아직 미완의 상태인 평화를 지속 가능한 평화로 제도화하는 노력을 임기 끝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한뒤 ”남북 관계에서 우리 정부 임기 동안 쉽지 않은 길을 헤쳐 왔다.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먼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남과 북의 의지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며 ”다시 대화하고 협력한다면 국제사회도 호응할 것이다. 정부는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까지 남북관계 정상화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길을 모색할 것이며, 다음 정부에서도 대화의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기회가 된다면’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 신년사나 국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여러번 밝혀 왔지만, '기회가 된다면'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와 남북미중이 함께하는 종전선언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날까지도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 모멘텀으로 만들려던 문 대통령의 구상도 미국 등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삼기로 희망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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