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리서치센터장이 전망하는 올해 증시 투자 전략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고수익을 노린 공격적인 투자보다 기업 이익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코스피는 3000선을 지키지 못했다. 7월 연중 최고점(3305)을 찍은 코스피는 부진을 이어가며 2977.65에 거래를 마쳤다. 센터장들은 올해 코스피도 2800~3300에 갇힌 ‘박스피’로 예측했다. 전고점(3305) 돌파를 예상한 증권사는 6곳 중 2곳에 불과했다.
2022년 국내 증시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기업의 순이익 전망은 170조~180조원 사이인데, 주가수익비율(PER)을 11~12배만 적용해도 코스피 상단은 3450 정도”라고 설명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기업의 이익 등 실적 전망을 감안해 코스피 밴드를 2890~3480으로 제시했다.
상단을 가장 박하게 전망한 곳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윤지호 리서치본부장은 “경기 확장 국면이 아닐 때 코스피 상단은 보통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1배”라며 코스피가 2750~3150선을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신영증권(2700~3300)과 IBK투자증권(2800~3200)의 전망도 높지 않았다.
올해 국내 증시를 흔들 주요 변수는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기준 금리 인상이다. 미국이 돈줄을 죈다는 사실은 시장이 이미 인식하고 있지만, 관건은 그 속도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경우 허둥지둥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예상보다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규모를 현재의 2배(월 300억 달러)로 늘려 오는 3월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도 증시에는 위험요소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초 베이징 동계 올림픽 전후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한다면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이슈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올해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고, 내년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도 있다”며 “정치적 요소도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유동성 둔화 국면에서 기업실적 둔화 속도가 특히 중요한데 이미 올해 기업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 속에 실적이 탄탄한 기업의 가치는 더욱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리서치센터장들의 선택은 ‘안정’으로 향했다. 6곳 중 4곳은 올해 주목해야 할 섹터로 ‘반도체’를 꼽았다. 황승택 센터장은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1분기에 저점을 찍는데 반등하는 모양새에 수급까지 받쳐줘 상반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당주 추천도 빠지지 않았다. 김학균 센터장은 “지주사는 저평가 상태인 만큼 소액주주를 위하는 작은 제도 변화 등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메타버스와 NFT 등 테마를 타고 날아오른 게임·콘텐트 주와 2차전지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이경수 센터장은 “콘텐트와 게임, 소프트웨어는 국가 간 갈등에서 벗어나 소비되는 영역이라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에게는 인내심을 주문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변동성 장세에서 시장의 출렁임에 맞춰 트레이딩하려 들면 손실이 난다”며 “저점이 올 때마다 주식을 사 홀드(Hold)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윤·김연주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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