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우려와 유감…후보 패싱” 지적
윤석열 “게임은 질병 아냐” 뒷수습 나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게임이용 장애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야 한다’ 등의 취지로 답변한 게임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지점은 두 가지다. 먼저 게임 이용자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당내 비판이 제기됐다. 또 윤 후보가 아닌 실무자가 서면 답변한 내용이란 점도 알려지면서 ‘윤석열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윤 후보는 뒤늦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 수습에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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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지난 1일 공개된 게임 전문 매체 <인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 문제를 두고 “게임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요인으로 수익성 추구는 기업의 입장에서 당연하다는 점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영업비밀 공개 의무화 등의 강력한 규제도 무조건 능사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또 게임이용장애 질병화 코드 문제에 대해선 “게임은 사용자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흥과 규제를 적절히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며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화하는 경우에 게임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게임질병에 관한 개념이 보편적으로 마련된다면 건강보험기준 정비나 게임이용장애 예방교육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답변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같은날 SNS에 “게이머의 정서와 크게 동떨어진 윤석열 선대위의 인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게이머(게임 이용자)보다는 게임 업계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이 하 의원의 주장이다. 일부 게이머들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가 비대칭적이라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또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하는 데 대해서도 게이머 사이에선 비판적 여론이 높다.
하 의원은 2일에는 SNS에 “게임 인터뷰, 후보 패싱한 선대위 관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윤 후보 이름으로 나간 게임정책 인터뷰는 윤 후보에게 보고도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금 국민의힘 선대위는 당대표 뿐만 아니라 후보조차 패싱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서면 인터뷰가 윤 후보의 확인 없이 실무자 선에서 답변이 작성돼 기사화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게임 잡지사에서 서면 인터뷰 요청이 왔는데 후보가 정책본부로 넘겼고 정책본부에서 잡지사에 바로 보냈다”며 “서면 인터뷰를 후보가 다 확인하지 못하는데 게이트키핑이 안 됐다. 후보를 패싱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무자선에서 작성돼 기사화됐다는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윤 후보는 이날 SNS에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인터뷰로 반감을 갖게 된 게임 이용자들의 감정을 다독이겠다는 의도다. 윤 후보는 이 글에서 “급격한 변화로 인해 기성세대가 잘 몰라서 젊은 세대를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게임”이라며 “게임은 결코 질병이 아니다. 우리 선대위의 젊은 인재들도 학창시절 게임과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게 보내왔다”고 썼다. 그는 이어 “확률형 아이템의 불투명성과 같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서는, 확률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다”며 “윤석열 정부는 게임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 대한 소통 창구를 활짝 열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존 인터뷰 내용과 반대되는 내용을 해명 차원에서 내놓은 것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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