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 = 연합뉴스] |
전 세계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이 코로나19가 감기 수준으로 전락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외신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앞서 발생한 다른 변이보다 중증을 유발하는 사례가 적다는 게 그 이유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오미크론: 암울한 새해를 맞이하느냐, 팬데믹의 종식이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미크론의 향후 추이를 전망했다. 영국의 일일 코로나19 감염자수는 25일 최대치인 12만2000명을 기록했다. 크리스마스 축제는 대거 취소됐고 식당과 술집은 손님이 끊겼다.
영국 보건당국은 새해에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중환자가 늘어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가디언은 올 크리스마스 상황을 알파 변이가 퍼졌던 작년과 비교해 볼 것을 제안했다. 오미크론으로 감염자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났지만, 입원환자와 사망자 수는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오미크론은 비교적 젊은 성인층에서 감염자가 몰린다는 점에서 다른 변이와 다르다. 연구진은 오미크론이 그보다 면역력이 약한 연장자층에 전파되기 시작하면 입원환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를 달리 보면 많은 노령층은 그동안 시간을 벌어 이제 더 많은 백신을 접종했고, 오미크론에 저항력을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가디언은 해석했다. 또 코로나19가 결국 감기 수준으로 약해져 존재감을 잃을 것이라는 과학계 일부의 긍정적인 전망도 소개했다.
레스터대 바이러스 연구자인 줄리언 탕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적응해가면서 약한 증세를 일으키기 시작한 첫 단계"라고 확신하며 "사실 바이러스의 증세가 완만해지는 것은 바이러스 자신에게도 자신을 널리 퍼트리는 데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아공 의학연구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공 가우텡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병동의 환자 42명 중 70%가 산소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또 지난달 14∼29일 이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66명의 확진 후 평균 입원 기간은 2.5일로 직전 18개월간 평균치인 8.5일을 크게 밑돌았다.
다만 아직 소수를 대상으로 한 초기 분석 결과이고, 오미크론 변이 유행 역시 초기이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가 덜 치명적으로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는 여전히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마킨 힙버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독감보다는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면역력이 약해져서 매년 감기에 걸린다는 점에서, 면역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오미크론이 중증 악화를 덜 유발한다고 해서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26일(현지시간) ABC 뉴스에 출연해 영국과 스코틀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나온 최신 데이터를 거론하며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도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여러 나라에서 나온 증거를 보면 기쁘지만, 우리는 이를 두고 자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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