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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대장동 사람들 죽음 이어지는데…‘쇼’가 돼 버린 특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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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검에 대한 진정성을 (국민의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민주당이 대장동 특검법 처리를 틀어막고 있다”(장순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 상근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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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는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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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여야는 23일에도 대장동 특검을 촉구하면서 상대방 탓을 했다. 이틀 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이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목숨을 끊은 직후에도 양당이 이같은 주장을 폈지만, 그게 전부였고, 특검 합의는 없었다. “이번 특검 주장도 공회전으로 끝날 것”(국회 법제사법위 관계자)이란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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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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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특검 빨리하자” 하루 뒤 열린 법사위…與, 2명만 참석



이날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을 요구하기 위해 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의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전날(22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빨리하자는 게 처음부터 끝까지 제 심정”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민주당 위원들은 위원장(박광온 의원)ㆍ간사(박주민 의원) 외 엔 모두 불참했다. 한 여당 법사위원은 “야당이 협의도 없이 단독으로 열어 안 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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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민주당에선 박광온 위원장과 박주민 간사만 참석해, 민주당 의석(왼쪽)이 많이 비어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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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여당 의석을 향해선 국민의힘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법을 발의해 세 차례나 법안상정을 요청했음에도, 아직까지 상정되지 않았다”(유상범 의원), “실무자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책임을 지겠나. 민주당도 공범이다”(윤한홍 의원), “이 후보가 밖에선 ‘조건 없는 특검’을 외치면서 안에선 동떨어진 행위를 하고 있다. 후보와 여당이 짠 할리우드 쇼”(조수진 의원) 같은 말들이 나왔다.

이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특검 논의에 대한 합의를 못 보고 있는 것이지, 논의는 이미 여야 지도부 간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의원은 현재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안은 “국민이 바라는 특검이 아니라 야당을 위한 야당에 의한 특검일 뿐”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특검이 돼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간극 큰 조건들…여야 모두 “저쪽이 하기 싫다는 뜻”



박 의원의 말대로 여야는 각론에서 큰 간극을 보인다. 전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이 빈손으로 종료된 후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실제 특검을 하는 게 목적이 아니고, 대선 전까지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도 “민주당이 특검을 안 하려 온갖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대치하는 쟁점은 크게 2가지다.

①상설 특검 vs 일반 특검=우선 특검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별도 특검법을 만들려하면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상설특검법을 준용하자는 입장이다. 상설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추천위는 위원 7명으로 구성되는데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당연직 위원이 되고 나머지 4명은 국회가 정한다. 위원회가 최종 2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법무부ㆍ법원행정처가 정부 기관이라, 국민의힘은 “사실상 7명 중 4명이 친여 성향인데, 특검의 의미가 있느냐”(재선 의원)고 반발한다.

반면 국민의힘이 지난 9월 낸 특검 법안(일반 특검)에 따르면 대한변협이 4배수를 추천한 뒤 교섭단체 합의로 2명으로 압축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도록 돼 있다. 비교적 정부 입김이 덜한 변협에 더 많은 권한을 주자는 방식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반 특검은 준비 기간에만 20일이 걸리는 등 대선 전 검증이라는 취지와 동떨어진 방식”이란 입장이다.

②윤석열 가족도 vs 이재명만=국민의힘이 낸 특검법안의 이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의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제공 및 연루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를 피의자처럼 적어놓고, 우리한테 동의하라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 보여주기식 법안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한 수석부대표는 “이럴 바엔 윤석열 후보의 부인ㆍ장모 관련된 거 다 모아서 특검을 한꺼번에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후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 규명을 위해 특검하자고 하는 건데, 윤 후보 가족이 왜 나오느냐”며 “삼라만상 특검을 하자는 건 결국 특검을 안 하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말했다.



野 “공수처 사찰, 대선 개입”…與 “수사 중 필요했을 수도”



한편 이날 열린 법사위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사찰 논란’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공수처가 그간 야당 의원 7명과 언론인 70여명을 비롯해 일반인의 통신 기록까지 조회한 정황이 최근 드러난 데 대한 국민의힘의 항의가 거셌다. 조수진 의원은 “이렇게 야당 의원을 사찰하는 건 독재 정권 때도 없던 일이다. 사찰 공화국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고,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가 사실상 대선개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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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장제원ㆍ윤한홍ㆍ조수진 의원(왼쪽부터)이 2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항의방문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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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에 대한 통신 자료 확보가 과연 사찰이라고 불릴만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판단과 고민이 있어야 될 것 같다”며 “수사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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