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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군비지출 냉전 말기 수준 넘어서…교육 투자로 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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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차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세대간 대화·교육·노동' 제시

연합뉴스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시간) 바티칸 관저인 '산타 마르타의 집' 앞에서 만난 한인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2021.12.22. lucho@yna.co.kr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 정착을 위해 군비를 줄여 교육에 투자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교황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제55차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항구적인 세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 세대 간 대화 ▲ 교육 ▲ 노동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익한 군비 지출을 성토했다. 군비 지출이 냉전 말기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로 과도한 증가세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고 무수히 노력했으나 "귀를 찢는듯한 전쟁과 분쟁의 소음은 더 커지고 있다"라고도 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무기를 사들이는 데 쓸 돈을 시민사회 진보와 번영의 토대인 교육 투자로 돌리자고 제안했다.

교황은 "최근 수년 새 전 세계적으로 교육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서 "교육은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돼왔으나 교육이야말로 인간개발을 촉진하는 핵심 수단이자 평화 수호·증진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정부가 교육과 무기 구매에 투입하는 공적 자금 비율을 뒤바꾸기 위한 경제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라며 "국제사회의 군축이 인간과 국가 발전에 유익한 의미를 가지려면 그 자원을 보건·학교·인프라·자연보호 등에 더 잘 사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교황은 작년 메시지에서 군비로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팬데믹과 기아, 기후변화 등 인류 공통의 문제에 대응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는데 그 연장선에 있는 제안으로 보인다.

교황은 이밖에 경험·지혜를 가진 고령층과 창조·역동성을 지닌 젊은층 사이의 세대 간 대화, 인간중심적이고 안정적인 노동권 등을 평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언급했다.

교황청은 베트남 전쟁 중이던 1968년 1월 1일 교황 바오로 6세(재위 1963∼1978)가 평화를 위한 특별 호소문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이날을 세계 평화의 날로 지정해 기념해오고 있다.

역대 교황은 세계 평화의 날을 앞둔 연말 전쟁과 기아, 질병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발표해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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