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나도 오늘 집회 나가 시위하고 싶다"... 매출 반토막 난 '자영업자의 하소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영업자들 오늘 대규모 집회


파이낸셜뉴스

지난 20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한 고깃집은 손님이 적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사진=오진송 인턴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출이 반토막 났어요. 지금은 자영업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정부의 방역지침 강화에 자영업자들이 또 다시 경영난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40대 홍모씨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으로 최근 직원을 5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정부의 방역지침이 강화되면서 늦은 저녁 영업 대신 아침 영업을 하기로 했다. 그는 "정부의 손실 보장은 택도 없는 수준"이라며 "방역조치가 계속 바뀌니까 갈피를 못 잡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영업자 단체가 오는 22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자영업자 대다수는 집회 취지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집단감염을 우려하며 '집회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였으나, "더 이상 참아선 안된다"는 반응이 압도적 다수였다.

■"나도 집회 참여할 것"

21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시민열린마당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한다. 비대위는 방역지침 기준에 맞춰 299명 규모의 집회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집회 규모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대위의 요구사항은 △방역패스 철폐 △영업제한 철폐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반대 등이다. 방역당국이 지난 18일부터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면서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지난 15일 입장문에서 "확산 대유행 원인을 오롯이 자영업자에게 떠넘기는 몰염치한 행동에 우리가 언제까지 침묵하길 바라나"라고 말한 바 있다.

집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은 비대위 집회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고, 일관성 없는 방역대책에 더 이상 협조하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광화문 인근 양대창집 업주인 김모씨(66)는 "누가 (집회에) 오라고 한다면 나도 100% 참여할 것"이라며 "거리두기 이후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저녁 장사가 거의 안 되는 상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화문 한 숯불갈비집 점원 마모씨(56)는 "자영업자도 힘들지만 종업원도 힘든 건 마찬가지"라며 "거리두기 때문에 손님이 줄면 종업원들은 조기 퇴근해야 해서 수입이 줄어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는 자영업자에게만 보상금을 주고 종업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반응은 강남 일대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강남에서 2년간 헬스장을 운영해 온 30대 윤모씨는 "영업 시간이 계속 바뀌고 일관성이 없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라며 "집회를 해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대응 잘못됐지만 집회는 좀…" 신중한 반응도

다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비대위 집회에 동의하지 않았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집회로 인한 감염 확산을 우려하거나, 집회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에서 11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60대 신모씨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집회는 반대한다"며 "집회를 한다 해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퍼지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광화문 일대 자영업자들은 집회로 인한 영업 지장을 우려했다. 설렁탕집 관계자 국모씨(38)는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고 나면 며칠 동안 손님이 줄어든다"라며 "방역에 신경을 쓰는 일반 손님들이 광화문 식당을 찾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주집 관계자 송모씨(22)도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대규모 집회는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집회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기라도 하면 자영업자들의 인근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집회 관련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오진송 권준호 인턴기자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