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비트코인 유통량의 27%를 상위 0.01%인 1만명이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상위 1%가 경제적 부의 30%를 보유한 미국내 소득불평등보다 훨씬 더 심각한 불평등이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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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일부 소수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0.01% 투자자들이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27%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 전체를 좌우할 수 있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조사국(NBER)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상위 1만여 계좌 소유주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가 500만비트코인에 이른다. 시가로 약 2320억달러 규모다.
1만명은 전세계 비트코인 보유자의 약 0.01% 수준이다.
크립토닷컴에 따르면 전세계 비트코인 보유자 수는 1억1400만명에 이른다.
상위 1%도 아닌 0.01%가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 1900만비트코인의 27%를 좌우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미국 경제의 소득불평등보다 훨씬 더 심각한 규모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미국내 소득불평등 규모가 수 십년 만에 가장 극단적으로 커졌지만 전체 경제적 부의 30%를 1%가 보유하고 있다.
미 경제적 부의 30%를 소유한 이들보다 100배는 적은 이들이 비트코인 27%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로언경영대의 앙투아넷 쇼어 교수와 런던경제대(LSE)의 이고르 마카로프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비트코인 출범 13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소유집중에 관한 연구다.
이들의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소유가 소수에 집중된 것은 2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우선 전체 비트코인 생태계가 시스템 위험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점이고, 또 다른 문제는 비트코인 가격 폭등과 세력 확장의 과실이 비대칭적으로 소수 투자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쇼어 교수는 "(출범한지)약 14년이나 됐고, 그 세력이 계속 확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매우 집중화된 생태계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8년 출범한 비트코인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로 고안돼 누구나 무료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점점 일부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이 집중되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탈중앙화 목표가 무색해지고 있다.
또 개인과 개인간 거래에 초점을 맞췄던 비트코인은 대부분 거래소를 통해 교환된다.
비트코인 채굴 비용은 이제 너무 높아져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단위 채굴만 가능해졌다.
지난해 3월 5000달러였던 비트코인이 지난달 6만8990달러까지 치솟은 가운데 지난 2년간의 이 엄청난 가격 상승 과실은 대부분 비트코인 채굴자들과 거래소에 돌아갔다.
한편 지난 2년 사이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2배 넘게 폭증했지만 비트코인 거래는 90%가 실제 경제활동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인이 여러개 전자지갑을 갖고 비트코인을 돌리면서 돈세탁을 하는,익명성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거래하는 것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쇼어와 마카로프는 실제 경제활동과 관계 있는 거래는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서도 거래소간, 또 기관 투자가들간 거래가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반면 사법당국이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보는 사기,도박사이트, 기타 불법활동과 연관된 거래는 3%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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