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전 세계 각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정폭력을 '악마적'이라며 다시 한번 강하게 비난했다.
교황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민영방송 'TG5'로 방영된 '프란치스코와 소외된 이들'이라는 제목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프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다양한 삶의 고난에 처한 성인 남녀 4명의 질문에 교황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는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홀로 어렵게 네 자녀를 키우는 여성도 있었다.
교황은 이 여성과의 대화에서 "가정에서, 심지어 남편에게까지 구타·학대당하는 여성이 정말 많다"면서 "내 관점에서 이러한 폭력은 거의 악마적이다.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이어 성모 마리아는 맨몸으로 수난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힌 아들 앞에서 끝까지 존엄을 잃지 않았다며 "나는 당신에게서도 그런 존엄을 본다. 존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길을 잃을 위험도 있고 출구도 없지만, 용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위로했다.
교황은 팬데믹이 지구촌을 덮친 이래 봉쇄 와중에 급증한 가정 폭력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고발해왔으나 이번 발언은 그중에서도 가장 비판 수위가 높은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 내무부가 지난달 내놓은 통계를 보면 여성을 겨냥한 폭력이 매일 90여 건 발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2%가 가정 폭력으로 분류됐다.
방송에서는 이밖에 노숙 생활을 하는 여성, 25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자립을 시작한 남성 등이 교황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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