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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 페미니스트' 신지예 씨(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빅텐트에 전격 합류했습니다.
신 씨는 오늘(20일) 윤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돼 환영식을 치렀습니다.
신 씨 영입은 새시대준비위를 이끄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신 씨는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로 정치·사회 활동을 시작해 2016년 제20대 총선 출마,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이르기까지 녹색당에 몸담았습니다.
이후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녹색당을 탈당, 총선에서 서대문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해 0.34%를 득표했습니다.
1990년생으로 올해 31살인 신 씨는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꼽혀왔습니다.
오늘 윤석열 후보와 김한길 위원장의 손을 잡으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직을 내려놨지만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에서 '페미니스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영입전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번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치권의 반페미니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후보의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에도 날을 세웠습니다.
특히 이런 정치권의 페미니즘 '백래쉬'(backlash·반동)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로부터 시작, 가시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2030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가 이 대표의 지지 기반이 되면서 여성혐오 프레임이 정치권 내 공신력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입니다.
그는 유튜브에서 "펨코는 '메갈리아에서 시작된 페미니즘이 남성혐오적·여성우월적이며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심지어 편의점 홍보물에까지 (손가락 모양이) 등장해 남성들을 비하한다'는 흐름을 만들어냈다"며 "이런 펨코가 이 대표 당선에 큰 기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혐오언어나 프레임을 사용함으로써 많은 여성들이 현장과 삶 속에서 위협을 많이 느끼게 됐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신 씨는 이런 온라인상 백래시 흐름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가 공조하고 있다고도 꼬집었습니다.
젠더갈등을 증폭하는 원인이 보수정당 대표를 비롯한 양강 후보에 있다며 도발적인 직격탄을 날린 셈입니다.
신 씨는 지난 7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페미니스트 신지예'를 파격 영입한 것은 이번 대선에서도 캐스팅보트이자 아직 무주공산인 2030 여성들의 지지기반을 확장에 나서려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앞서 윤 후보는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교수도 2030 여성들의 표심 구애를 위해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 교수의 영입을 공개 반대했었습니다.
아울러 최근 돌출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의혹으로 젊은층의 여론이 심상치 않은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파격적인 '신지예 영입' 카드로 김 씨를 둘러싼 여론을 잠재우고 특히 2030 여성 표심의 반전을 꾀할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윤 후보는 신 씨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환영 인사에서 "오늘 신지예 씨 영입에 대해 여러 말도 있어서 그 의미와 정권교체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긴 얘기를 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 안에서 토론하고 결론을 도출해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당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신 씨 영입에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돼 향후 젠더갈등이 당내 갈등으로 옮겨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당장 이 대표는 오늘 선대위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 씨 영입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의견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선 "김한길 위원장이 이 사안으로 주말 중 문의해오신 바 있었다. 저는 새시대위에서 하는 일은 김 위원장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면서도 "다만 이수정 교수와 마찬가지로 당의 기본적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할 시엔 제지·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신지예 전 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이 우리당에 참여해 윤 후보 당선을 위해 일조하겠다면 그 선의는 의심할 생각이 없다"며 "당의 방침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펨코' 등 온라인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합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온라인 채팅방이나 펨코 등에서 탈당 원서를 돌리고 있다"며 "게임을 규제했던 신의진 전 의원부터 이수정·신지예 영입은 2030 세대를 목표화 해서 골탕을 먹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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