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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싣는 靑·때리는 李…'경제사령탑' 홍남기에 당청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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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재부 겨냥 차별화…방역지원금·양도소득세·공시지가 등 뇌관

문대통령, 洪에 '전폭 신뢰'…경제성과 앞세워 임기말 국정동력 확보

연합뉴스

5월 13일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뒤에서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령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대하는 당청 간 온도 차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라인의 성과를 부각하며 홍 부총리에게 전폭적 신뢰를 보이지만, 이재명 대선후보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이 후보가 양도소득세 인하 방안, 공시지가 인상안 등 부동산 정책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홍남기표' 경제 정책을 둘러싼 당청갈등이 언제 수면 위로 떠올라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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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월 28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유영민 비서실장과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경제성과 부각하는 文…洪에 "임기 끝까지 역할"

우선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연일 힘을 싣고 있다.

청와대가 19일 발표한 2022년도 부처 업무보고 계획만 살펴봐도, 홍 부총리가 이끄는 기재부를 대국민 브리핑 첫 주관부처로 배치했다. 기재부를 시작으로 통일부·국토교통부·환경부·보건복지부 순서로 브리핑을 주관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홍 부총리에게 '2022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보고받은 뒤에도 "임기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역할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의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만류하는 동시에 정부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 홍 부총리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셈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민생·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홍 부총리를 '원톱'으로 하는 경제라인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담겼다.

이와 함께 수출 등 거시 경제지표가 양호하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 임기 말 국정 동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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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명 대선후보 - 홍남기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곳간지기' 기재부 압박하는 李…"방역지원금 턱없이 부족"

청와대의 이런 기류와는 달리 이 후보와 민주당이 기재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미 이 후보는 지역화폐 예산 문제와 관련해 홍 부총리를 직접 겨냥해 "따뜻한 안방에서 지내다 보면 북풍 한설이 부는 들판을 알지 못한다"(9월10일), "홍 부총리가 만행에 가까운 예산을 편성했다"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이날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해 가칭 '기획예산처'를 대통령 직속 부처로 신설하는 방안을 이 후보가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요 고비마다 '곳간지기'를 자임하는 기재부가 재정건전성을 앞세워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후보가 정부의 방역지원금 100만원 지급 방침을 두고 "매우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방역지원금 지급은 청와대와 부처가 함께 결정한 것이지만, 최종 발표는 홍 부총리가 맡았다. 이 때문에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홍 부총리에게 다시 한번 각을 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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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파트 공시가격 결정 고시…전국에서 이의신청 (CG)
[연합뉴스TV 제공]



◇ 양도소득세·공시지가…부동산 정책이 당청갈등 '뇌관'

일각에서는 적극적으로 선거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이 후보와 재정건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홍 부총리의 의견 충돌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와 끝까지 함께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이 후보와 홍 부총리의 대립은 자칫 여당과 청와대간 당청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최근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유예 방안을 제안하자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민주당 측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도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홍 부총리가 민주당의 양도세 완화 논의에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된 바가 전혀 없고 추진 계획도 없다"고 반박한 가운데 청와대가 홍 부총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앞으로도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수정하려 할 때마다 같은 양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이 후보는 전날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문재인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기조와는 결이 다른 주장이다.

이 후보는 이날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가격이 예상외로 많이 폭등해 국민들의 부담이 매우 급격히 늘고 있다"며 "(공시지가 인상률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에 협조요청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부동산 공시지가 인상은 시장 가격에 맞춰 그대로 하되 실제 과세는 올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일로 예정된 당정 협의에서 정부가 여기에 동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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