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영상으로 매일경제TV `2021 혁신성장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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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메타버스에서 수많은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기업 활동도 메타버스로 전환될 것입니다. 메타버스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능화된 공간입니다. 새로운 혁신성장을 메타버스에서 찾아야 합니다."
매일경제TV가 16일 유튜브로 공개한 '2021 혁신성장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실장은 "모든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기업과 그러지 않은 기업 간 경쟁력이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세상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메타버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지난 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됐다.
이 실장은 2차원(2D) 기반의 인터넷에서 3차원(3D) 가상공간으로 옮겨가는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20년간 인터넷 정보 단위 비트(bit)로 불리는 '점'이 모여 '선(텍스트)'을 이루고, 선이 모여서 '면(이미지·영상)'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연결된 인터넷 모바일 혁명을 경험했다"며 "향후 20년은 점·선·면 다음인 '공간'에서 공상과학(SF) 같은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일상에 침투하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른바 '메이드 인 메타버스'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업체 직방은 사무실을 없애 직원들이 가상 오피스(사무실)인 '메타폴리스'로 출근한다. 30층짜리 메타폴리스에서 회사가 이용하지 않는 나머지 공간은 임대했다. 이 실장은 "강남의 비싼 임차료를 내다가 메타버스로 돈을 버는 구조로 전환했다"며 "서울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메타버스로 출근하겠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80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130만명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가상 부동산 매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서는 가상공간에서 근무할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 실장은 "가상공간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늘고 있다"며 "아바타가 가상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호환성이 실현되면 더 큰 경제 생태계가 구축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범주 유니티코리아 헤드는 메타버스가 기업의 디지털 혁신(DT)과 관련이 깊다고 역설했다. 김 헤드는 "기업은 DT 기술로 활용 중인 디지털트윈에 가상세계·아바타, 창작자 생태계, 가상경제, 블록체인·대체불가토큰(NFT) 등을 추가해 메타버스로 확장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까지 가려면 실시간 시각화와 공간컴퓨팅과 같은 확장현실(XR) 등의 기반 기술이 필수"라고 말했다.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보 전달 위주의 인터넷 대부분이 경험 중심의 3D 공간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 가볍고 저렴한 디바이스가 더해지면 가상과 현실 세계의 경험이 일치하게 된다. 김 헤드는 "메타(옛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2가 1000만대 이상 팔렸는데 대중화에 성공했다는 의미"라며 "메타는 내년 새로운 헤드셋을 선보일 예정으로 유니티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술은 분야별로 다르게 발전했지만 이제 여러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면서 "지금 메타버스는 1980년대 무거웠던 컴퓨터처럼 불편하지만 빠르게 발전할 것이며 이에 대비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최고의 지성이자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교수는 포럼 축사에서 인류의 문명 단계를 '타다'로 풀어내며 "메타버스에 탑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최초의 인류는 말을 탔고 산업혁명을 거쳐 자동차·배·비행기를 탔으며 우주항공 시대에 로켓을 탔다"면서 "우주 너머에 또 하나의 세계가 생겼고, 이 가상세계에서 현실처럼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타기에서 시작해 '메타버스를 타는 것'으로 끝난다"며 "메타버스의 승무원이 돼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평자로 나선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실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 실장은 "한국에서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들이 많이 나와서 세계적 기업과 경쟁하고, 한국 창작자들이 콘텐츠 파워를 가지고 세계에서 맹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미래 산업 규제에 대해선 기업·관계 부처와 협의해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장용수 매일경제TV 대표는 "메타버스를 빼면 미래 먹거리를 생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임영신 기자 / 이예린 매일경제TV 기자 / 윤형섭 매일경제TV 기자 / 조문경 매일경제TV 기자 / 현연수 매일경제TV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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