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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G7 정상회담

정의용 '평화 프로세스' 강조…G7은 "北 검증가능 비핵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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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초청국 외교장관 자격으로 지난 11~12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확대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장관회의 의장 성명엔 북한에 대해 CVIA를 촉구하고 중국의 강압적 외교정책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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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외교·개발 장관은 12일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CVIA(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 원칙을 재확인했다. 중국의 경제 정책에 대해선 ‘강압적(coercive)’이라고 비판하며 우려를 표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은 지난 11~12일 개최된 G7 외교·개발 장관회의 직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장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리버풀에서 개최한 이번 외교·개발 장관회의엔 G7 이외에도 한국·호주·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들이 초청받아 참여했다. 한국은 초청국 자격인 만큼 이번 의장 성명에 관여하진 않았다.





다만 북한에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압박하고 중국과 각을 세우는 의장 성명이 G7 확대시 참여를 확신하는 한국으로선 다소 부담스러운 결론일 수 있다.



①G7의 대북 원칙론 'C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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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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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G7 외교·개발 장관을 계기로 호주·필리핀·영국·독일·미국 등 각국 외교장관과 회담 및 회동을 가졌다.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종전선언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및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특히 호주·독일이 한국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호주는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독일은 “한국 정부의 노력을 긍정 평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G7이 지난 5월에 개최한 외교·개발 장관 회의에 이어 이번 의장 성명에도 북한의 도발 자제와 CVIA를 담은 건 한국 정부의 기조와 온도차가 있다. 특히 CVIA는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핵심은 '검증'이기 때문이다. D(dismantlement·폐기)만 A(Abandonment·포기)로 바꾼 완곡한 표현일 뿐이다.

특히 의장 성명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 미사일에 대해 “CVIA가 명시적 목표”라는 문구와 함께 그 근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앞세웠다. 성명엔 또 “북한에 도발 행위를 삼가고 외교 절차에 관여할 것을 거듭 요구한다” "북한이 모든 이를 위한 인권을 존중하기를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원칙론과 동일한 입장이면서 동시에 대북 압박용 메시지로 풀이된다.



②G7 중·러 때리기, 결 다른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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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기류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사진은 이번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로이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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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은 이번 의장 성명에서 중·러 견제에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번 장관회의에선 홍콩·신장·남중국해·동중국해·대만해협 등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 데 이어 성명에 “중국의 강압적인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 장관은 앞서 지난 9월 “중국이 아직 우리에게 그렇게(강압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와 달리 G7 외교·개발 장관은 중국의 경제 정책이 강압적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러시아에 대해선 별도의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심각한 경제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G7은 또 의장 성명을 통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문재인 정부로서는 대중 견제 성격이 점차 진해지는 G7 중심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쉽사리 동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외면하자니 핵심 동맹인 미국의 손을 뿌리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딜레마가 가중될 전망이다.



③한·일 첫 대면, 이견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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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요 외교부장관은 이번 G7 외교개발장관 회의를 계기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회동했지만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일본 외무성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하야시 외무상.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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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이번 G7 장관회의를 계기로 지난달 취임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과 처음으로 대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 장관은 11일 리셉션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환담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강제징용·위안부 피해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서로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 5월 G7 외교·개발 장관 회의를 계기로 만난 정 장관과 당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상황이 재연된 셈이다.

한·일 외교장관은 G7 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도 애초에 양자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과거사 문제에 더해 지난달 16일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둘러싼 기싸움 등의 여파로 한·일 관계가 양자 회담을 조율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의미다. 특히 하야시 외무상은 정 장관과의 환담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 등에 대한 한국 측의 해법 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일본 측의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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