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방역패스 어기면 과태료
운영중단에 시설 폐쇄 명령도 가능
“소상공인 부담 전가…실효성 의문”
소상공인연합회가 9일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연합회 사무실에서 ‘방역패스 확대 관련 소상공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오세희 연합회장(가운데) 등이 방역패스 확대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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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가 새롭게 적용된 식당·카페의 계도기간이 이번 주 종료된다. 오는 13일부터 방역패스를 어긴 식당·카페의 이용자·운영자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목전에 다가 온 방역패스의 시행 시기와 방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영도씨(57)는 10일 “인건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원래 직원이 했던 일을 내가 할 정도로 일손이 모자란데 방역패스까지 확인하느라 시간을 빼앗긴다”며 “일하는 데에 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패스 위반 시 가게 운영자가 부담해야 하는 벌칙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구휘동씨(50)는 “잠깐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QR을 찍었다고 하고 안 찍는 분도 계신다”며 “가게 일을 하다 보면 실수라도 (방역패스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조치를 어긴 시설 이용자에게는 1회 위반할 때마다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설의 관리자 또는 운영자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이상 위반 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행정적으로는 1차 위반 시 10일, 2차 위반 시 20일, 3차 위반 시 3개월 운영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고 4차 위반 시에는 시설 폐쇄 명령도 가능하다.
서울 중구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김상연씨(48)는 방역패스를 비롯한 정부의 방역지침이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방역패스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하는 거니까 큰 문제가 없지만, 우리처럼 작은 가게들에게만 과도한 규제가 걸리고 있어서 불평등하다”며 “식당에선 미접종자 1명만 포함해 6명이 모일 수 있게 됐는데 큰 호텔이나 연회장은 그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식당·카페의 방역패스 위반 시 벌칙이 부과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방역패스의 개념과 시행 방법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 가게는 수기로 출입 명부를 작성하고 있어서 방역패스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대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의무 적용시설에는 수기명부 작성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오는 20일부터 수기명부 금지 계도기간이 종료돼 집중 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방역패스가 뭔지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우리 가게는 6인 이상 손님을 안 받아서 인원 제한만 어기지 않으면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식당·카페에서 사적모임 최대 인원은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이고 백신 미접종자를 최대 1명까지 포함할 수 있지만 입장 시 백신 접종증명서나 음성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근무)인원이 적은 소상공인 매장 형편상 조리를 하다 출입구로 나와 백신패스를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백신패스를 확인하는 방법을 일일이 고객들에게 고지하는 등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자출입명부가 없어 안심콜로 출입자 관리를 하던 매장은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무인매장은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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