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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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 회의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의 첫번째 세션에서 “인류가 민주주의와 함께 역사상 경험한 적이 없는 번영을 이루었지만, 포퓰리즘과 극단주의, 불평등과 양극화, 가짜뉴스, 혐오와 증오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가짜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가짜뉴스의 폐해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부정부패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라며 “청탁방지법, 이해충돌방지법, 공익신고자 보호제도, 돈세탁 방지법 등 한국의 반부패 정책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개도국과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나누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민주주의 정상회의 시작에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유엔평화유지군과 관련된 보고를 받은 뒤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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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관련해선 “한국이 반세기 만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하면서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기여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했다. 핵심 의제는 반(反)권위주의, 부패척결, 인권증진이지만, 외교가에선 이번 회의를 미국의 반중(反中)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 한국과 일본, 영국, 대만 등 111개국 정상들을 초청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했다. 회의 개최 직전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의미의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반면 인도, 파키스탄, 폴란드 등 민주주의의 퇴보와 억압 등으로 비판받는 나라들은 초청 대상국에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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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을 비롯한 12개국 정상들과 진행한 1세션 개막연설에서도 “독재자들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힘을 키우고 억압적인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중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이념적 대결만 부추길 것”이라면서 “미국은 편가르기를 중단하라”고 항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중국이 반발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고, 민주주의 제도 자체와 관련한 원론적 내용의 연설을 한 배경도 중국의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 8일 중국의 반발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전 세계 국가들이 참여하는 회의에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 선도국인 한국이 참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중국이나 러시아도 기본적으로 우리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9일 백악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첫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약 110개국의 정부와 시민사회·민간 지도자가 화상으로 참가해 이틀 간 반권위주의·부패척결·인권증진을 논의하는 국제 행사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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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부는 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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