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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위드 코로나’ 英도 오미크론에 백기 “재택근무 다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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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패스 도입 및 공공장소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입국 시 백신 접종 증명서 요구 등도 검토

英 오미크론 감염자, 사실상 1만명 돌파할 것으로 추정

지난해 관료들 크리스마스파티 영상 공개되며 여론 악화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세계 최초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했던 영국도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권고와 백신 패스 도입 방침이 발표되면서 사무실 밀집 지역 인근 상점이나 레저 시설이 다시금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과거 관료들이 강도 높은 방역 지침 행사에 앞서 대규모 파티를 벌이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였단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여론마저 생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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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는 영국 축구 구장(사진=AFP)




英, 재택 근무 권고 및 백신 패스 도입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영국 정부가 △재택 근무 권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의무화 △백신 패스 도입을 골자로 한 새로운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강화한 방역 지침을 발표하면서 “이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관찰됐던 오미크론 확산이 영국에서도 목격되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오미크론 사태에 대해 방심해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전일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568건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담당하는 크리스 휘티 영국 최고의학보좌관은 “이같은 증가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라고 경고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영국 내 오미크론 감염자 수가 확인 건수보다 20배 많은 1만명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영국은 아직 입국자에 대한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지만, 오미크론 관련 확진 사례가 증가하면 국경을 닫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지금까지 존슨 총리는 영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가 넘는다는 점을 들어 국경 봉쇄를 반대해 왔지만, 영국 정부 내부에선 입국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인증서 등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로 한 달에만 26억달러(약 3조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루비 맥그리거 스미스 영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많은 기업이 이제 겨우 제자리를 찾은 상황에서 방역 조치 강화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소매업체 뉴웨스트엔드 컴퍼니의 제이스 티렐 최고경영자(CEO) 또한 “재택 근무는 소매 업체에 망치로 때리는 듯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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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AFP)




방역 지침 비웃는 관료 영상 공개…지침 안 따른단 여론도 커져

과거 방역 조치에 앞서 영국 관료들이 대규모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였고 거리두기 정책을 조롱했다는 영상이 폭로되면서 정부 조치의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존슨 총리의 공보 비서관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리허설 자리에서 동료들과 크리스마스 파티 관련 질문을 주고받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국 민간방송국 ITV가 공개한 이 영상에서 기자가 관료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가졌단 의혹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당시 영국 정부는 23일 대규모 봉쇄 조치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자제하라고 촉구하던 상황에서 40~50명의 관료가 모여 술을 곁들인 파티를 진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기자 역할을 담당한 스태프의 질문에 비서관은 “파티는 아니었고 치즈랑 와인이 있긴 했는데, 이건 괜찮나?”라고 장난기 어린 어조로 말했다. 이어 “전형적인 파티는 아니었다”라면서 “비즈니스 미팅이었지만, 별도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안 했다”라고 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영국 정부가 사실상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 지침 강화를 반대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영국 여론조사 업체 사반타 콤레스에 따르면 해당 영상이 폭로되면서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거란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사과의 뜻을 전하며 내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부 조사를 지시했다”라면서 “나는 해당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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