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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 과학자를 키우는 대표 교사 30명이 선정됐다.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학교에서 매일 학생들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교사들은 제자들이 과학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게끔 다양한 교육 방법을 고민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과학교육 방법을 연구해 학생들이 비대면 환경에서도 생생하게 과학 실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전래동화를 활용한 창작인형극을 직접 만들어 학생들이 즐겁게 과학을 알아갈 수 있게 했다. 방송 장비를 전혀 다루지 못했던 교사들도 학생들과 온라인에서 만나기 위해, 수업을 준비할 뿐 아니라 카메라와 조명, 음향장비를 연구하고 '과학 크리에이터'로 변신했다.
이처럼 열성을 다해 우리나라 초·중·고교 과학교육을 이끄는 우수한 과학교사들 덕분에 학생들은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과학을 배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전국 초·중·고교에서 과학교육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에 공헌한 교사 30명을 선정해 '2021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시상한다고 8일 밝혔다. 과학교사상은 과학교육 내실화에 기여한 교사와 교외활동, 과학 강연, 저술, 봉사활동 등을 통해 과학문화 확산에 이바지한 교사에게 수여된다. 올해는 초·중·고교 교사 중 과학교육 분야 28명, 과학문화 분야 2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8일 오후 2시 국립과천과학관 상상홀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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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 부문 수상자인 정인걸 광주 송정중앙초 교사는 전래동화인 '별주부전'을 활용해 과학과 예술, 기술, 공학적 요소를 융합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과학인형극 공연을 했다. 정 교사는 "특히 초등교육에서 과학교육은 과학적인 개념과 탐구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을 거쳐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고민 끝에 2009년부터 12년간 과학인형극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제자들이 보다 즐겁게 과학 지식을 쌓게 하기 위해 AR·VR 등 첨단 기술을 수업에 적극 활용했다. 김진한 서울 거원초 교사는 한국 초등학생들이 과학 성취도는 높지만 과학 학습에 대한 흥미는 비교적 낮은 이유에 대해 고민하다가 2차원인 교과서 텍스트 위주의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 VR와 AR 기술을 접목한 과학교육 콘텐츠를 직접 만들었다. 박아영 서울영문초 교사는 인체를 실감 나게 보는 AR 콘텐츠를 활용해 뼈·근육·장기를 관찰하는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신경일 경기 삼괴중 교사도 실감형 콘텐츠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VR·AR 수업을 진행했다. 신 교사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해 VR를 통해 실물 실험의 한계를 극복한 가상 실험을 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수업도 가능하게 하고 싶다"며 "첨단 기술을 이용해 교육과정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한국에서도 노벨 과학상을 받는 기초를 이번 기회에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제자들을 위해 로봇과 드론,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자들을 4차 산업혁명의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진영주 제주 한림여자중 교사는 인공지능(AI), 코딩, 드론과 관련된 자료를 개발해 수업에 적용하고 이를 전문가 고문 활동을 통해 여러 교사와 공유했다. 진 교사는 "학생들이 변하는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최신 트렌드에 맞는 교육을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며 "이 노력이 바탕이 돼 여러 선생님에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됐고, 앞으로도 배움의 자세로 더 겸손하고 적극적으로 과학 활동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온라인을 통해 학생들을 만나는 게 낯설기만 하던 교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수업이 길어지자 아이들에게 다양한 과학 콘텐츠를 제공하는 '과학 크리에이터'로 변신했다. 서영대 경북 내남초 교사는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 음향장비 등 관련 장비를 공부하고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혔다. 이후 점차 방송에 자신감을 얻어 온라인 유튜브 수업인 '온학교 수업'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경북 전역에서 3학년 과학 수업을 진행했다. 또 그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드론 축구 등 '드론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 교사는 "드론 교육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해 기초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드론을 코딩해 움직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정원종 경기 판곡중 교사는 '예술로 배우는 과학' 등의 주제로 온라인 강의를 개발했고, 다른 교사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강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이 진행될 때 학생들이 온종일 장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지루하게 수업을 받지 않도록 쌍방향 과학교육 수업 개발에도 공을 들인다. 정 교사는 "일부러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안을 둘러보게 하는 실생활 관련 과학 수업을 하고, 진공실험 장치로 배우는 대기과학 등 교육과정을 개발해 온라인 쌍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조율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급변하는 사회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고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참된 가르침을 실천하고 계신 선생님들이야말로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교육 혁신의 주역들"이라고 말했다.
최경선 매일경제 논설실장은 "최근 대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조직 인사를 혁신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유의미한 시대적 변화"라며 "과학교사상을 수상한 선생님들의 훌륭한 가르침이 여러 분야에서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는 '따라쟁이' 한국은 외계인이 돼야 살아남는다고 했다"며 "우리 학생들이 외계인이 되도록, 창의적인 모습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칭찬해주는 과학교사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사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과학교사상은 2003년 시작돼 올해로 19회째를 맞았다. 수상자에게는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이 수여된다. 두산연강재단 후원으로 외국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 주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주관 : 한국과학창의재단·매일경제신문사
[이새봄 기자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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