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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돈 룩 업]“야, 이 멍청아, 너 때문에 세상 망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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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 8일 극장서 선개봉

애덤 맥케이 감독X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정치, 산업, 미디어 등 전 분야 신랄하게 풍자

사회 만연한 부조리·황당함 조목조목 ‘팩폭’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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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천문학자가 학계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킬 혜성을 하나 발견했다. 하지만 환호는 짧고 탄식은 길다. 수학 천재의 면모를 십분 발휘해 칠판 가득 계산해 보니 에베레스트 산 만한 혜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때 옆에서 들리는 멍청한 목소리.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면 가정 집 지붕이 파괴될 수 도 있나요?” 천문학자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아니, 그냥 우리 모두 다 죽어요!”

화려한 출연진으로 제작 결정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이 8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공개됐다. 넷플릭스 공개일은 24일이다. ‘빅쇼트(2015)’ ‘바이스(2018)’ 등을 통해 정치·사회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애덤 맥케이 감독의 신작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천문학자 랜들 민디 박사를, 제니퍼 로렌스가 혜성을 최초 발견한 천문학 박사 수료생 케이트 디비아스키를 연기했다. 조연진도 화려하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티모시 살라메, 타일러 페리, 아리아나 그란데, 마크 라이런스, 마이클 치클리스 등이 총출동해 지루해질 틈 없이 스토리를 앞으로 밀고 나간다. 감독 스스로도 믿기 힘들다고 한 대단한 배우들의 동시 출연 덕분에 영화는 넷플릭스가 작심하고 만든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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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프리오가 이 영화 출연에 대해 “여러 의미로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고 말했을 만큼 영화는 정치·경제·미디어·사회 세태 등을 전방위로 신랄하게 풍자한다.

첫 번째 타깃은 정치다. 인류 종말을 초래할 혜성이 빠르게 다가오는데도 대통령 올리언은 지지율과 ‘좋아요’에만 관심이 있다. 기후 위기난 난민, 불평등, 팬데믹과 마찬가지로 혜성 충돌도 대통령에겐 정치쇼의 한 장르일 뿐이다. 때로 빨간 옷을, 때로는 파란 옷을 입고 ‘멍청한’ 소리를 해 대는 올리언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당파를 초월한 정치 무능을 꼬집는다. 특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명문대 여부를 따지는 모습은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과도 퍽 닮았다.

대중을 기만하고 현혹하는 건 정치 만이 아니다. 검증 되지 않은 불확실한 기술을 첨단이나 혁신, 인류 행복 등의 단어로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학계와 기업들의 무책임과 탐욕도 심각하다. 특히 돈과 데이터로 세상을 조종하는 공룡 기업의 행보는 섬뜩하다. 여기에 상업화한 미디어는 팩트를 찾아내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보다는 대중의 얄팍한 기호에 맞춰 진실을 희화화하는 데 앞장선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일반 대중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대혼란의 와중에도 누군가는 끝없이 외쳤던 진실 고발의 목소리를 외면해고 비웃었던 이들은 종말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수많은 문제들을 당장 우리에게 닥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할까, 위험이 얼마나 다가와야 적절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이 시나리오는 꼭 쓸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맥케이 감독의 바람은 미국 뿐 아니라 한국 관객에게도 충분히 큰 울림이 될 수 있다. 러닝 타임 139분, 15세 관람가.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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