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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락장 속 ‘급매’에 움직이는 세종… “내년 봄까지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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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는 그래도 소화가 되고 있는데… 매물이 쌓이고 있는 건 맞아요”

지난 7일 세종시 새롬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아파트 매매시장 상황에 관해 묻자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근처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10억7000만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8억5000만원 선까지 떨어져 매물로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조선비즈

세종시 보람동의 아파트 단지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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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지난해 전국적인 ‘불장’ 속에서도 단연 돋보인 뜨거운 시장이었다. 아파트값이 42.37%(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지수 기준) 올라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위 대전 유성구의 22.58%보다도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대전과 청주, 공주 등 인접 도시들까지 세종발(發) 폭등에 달아오를 정도였지만, 올해의 세종 주택 시장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연초부터 아파트값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더니 5월 셋째주부터는 급기야 하락하기 시작해 11월 말까지 단 두 주를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집값이 내렸다. 같은 기간 세종의 아파트값 하락률은 1.64%. 경북 영천(0.13%)과 세종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떨어진 곳은 없다.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도 하락 반전하지는 않았다.

더구나 최근에는 낙폭이 확대됐다. 11월 전까지는 0.10% 이하의 완만한 하락률을 보였지만 점차 커지더니 11월 넷째주·다섯째주에는 하락률이 0.20%를 넘었다. 급기야 지난 10월에는 2016년 5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분양 주택이 나왔다. 도시형 생활주택 129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세종의 공인중개업 관계자들은 최근 세종의 아파트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거래가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소담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너 달 전만 해도 매도자들이 전용 84㎡ 아파트를 8억5000만원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7억원대 초반 급매물을 제외하면 거래가 멈춘 상황”이라며 “59㎡의 경우에도 6억2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까지 내렸고, 그나마 그보다 더 낮은 급매물 거래만 간간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보람동의 C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도 “84㎡을 중심으로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며 “매도자들도 가격 하락 추세에 서두르기보다는 관망하고 있다”고 했다.

하락의 원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지난해 폭등의 여파라고 보고 있었다. C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그렇게 많이 올랐으니 올해 조정이 없을 순 없다”고 말했다.

하락의 원인이 되는 급매물도 비슷한 이유에서 나오고 있다.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상승장에서 외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세종 실거주자들도 새로 지은 단지나 넓은 평형으로 이동하기 위해 매수에 많이 나섰다”며 “특히 집현동과 나성동에 7500여 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연쇄 이동이 계속되고 있는데, 새 아파트를 매수한 실수요자들이 다주택으로 인한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기존에 보유한 주택을 처분하려는 것이 급매가 나오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세종은 규제지역이라 지난해 매수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혜택 기간인 1년 안에 처분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아 가격이 떨어졌다”면서 “그로 인한 매물들이 슬슬 정리되나 싶었는데, 통화당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더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10월부터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를 더하면서 외지인 투자가 끊기자 지난 2019년 12·16대책에 필적하는 타격을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앞으로에 대해서는 저점이 어디인지 자신할 수는 없으나 결국은 다시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바닥을 언제 칠지, 언제 다시 오를지는 아무도 몰라 섣불리 매수를 권장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시 차원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인구수 80만을 목표로 하는데, 현재 인구는 30만에 불과해 앞으로 주택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C공인중개사 대표 역시 “외지인 투자가 많다지만 세종시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건 실수요자·실거주자들”이라며 “이들이 세종시를 떠나지 않는 한 가격이 급등 이전 수준까지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공급·입주 물량이 전혀 없는 것도 하락기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아름동의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세종은 국회 이전을 비롯해 여전히 개발 호재가 무궁무진한 곳”이라며 “특히 대선과 지선을 코앞에 두고 정치권에서 세종시를 함부로 옥죄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의 견해도 비슷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세종은) 지난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일시적 조정 중이라고 봐야한다”며 “여러 요소들을 종합해볼때 내년 봄까지는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하지만 올해 7000가구 이상이었던 입주물량이 내년에는 3000가구, 2023년에는 500가구 수준으로 급감하고 국회 분원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면 내년 봄 이후에는 다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하락의 폭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적체됐다’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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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새롬동의 아파트 단지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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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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