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다둥이 아빠’ 머스크 “인류, 아이 더 많이 낳아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출산율 감소, 인류 문명에 가장 큰 위협”

인구대국 중국 일컬어 ‘세계의 거물’ 평가

세계일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류가 지금보다 아이를 더 많이 낳지 않으면 우리 문명이 무너진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세계 1위 인구대국 중국을 가리켜 ‘거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금지한 주(州) 법률의 위헌성을 심사 중인 가운데 머스크의 발언이 보수 성향의 대법원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WSJ가 주최한 ‘CEO 카운슬’ 행사에 참석했다. 최근 트위터에서 여론조사를 한 뒤 자신의 테슬라 지분 매각을 결정하는 등 튀는 언행으로 화제가 된 만큼 취재진의 시선이 머스크의 ‘입’에 집중됐다.

머스크는 “인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여섯 아이의 아빠로 알려진 그는 “낮은 출산율, 그리고 급격히 감소하는 출산율이 문명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이어 “똑똑한 사람들조차도 ‘세상에 사람이 너무 많고 인구가 통제불능으로 증가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완전히 반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더 많은 아이를 갖지 않는다면 문명은 무너질 것”이라며 “내 말을 명심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 공장 증설을 결정할 만큼 친중 성향인 머스크는 중국에 관해 “세계 최강대국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면서 달라진 역할에 아직 적응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규모가 작을 때 성장해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당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아직 중국 정부에 많다”며 “그들은 중국이 정말로 거물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을 ‘거물’로 표현한 것이다. 머스크는 중국 정부를 향해 “거물이 되면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침착하고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도 했다. 다만 너무 ‘친중파’처럼 보일까봐 살짝 걱정이 되었는지 “그렇다고 내 말이 중국이 하는 모든 일을 지지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현재 미국 대법원에선 임신 15주 이후에는 사실상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한 미시시피주의 법률이 위헌인지, 아닌지 다루는 ‘세기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대법원장을 포함해 9명의 대법관 중 무려 6명이 보수적인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 대법관으로 발탁돼 과거 어느 때보다 보수 색채가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유로운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진영의 핵심 논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구의 중요성이다. 이날 머스크의 발언이 내년 6∼7월쯤 내려질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