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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킹메이커’ 김종인이 본 尹은… “새로운 일 박력 있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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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선대위 합류한 뒤 광폭행보

선대위 첫 회의서 승리 자신감 드러내

“큰 실수만 안하면 정권 교체 가능해”

최우선 국가 과제론 저출산 문제 꼽아

전분야 걸친 ‘국가 대혁신’ 강조하기도

김병준 질문엔 “그런 사람 신경 안써”

세계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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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비롯해 선대위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킹메이커’로도 불리는 김 위원장은 장고 끝에 선대위에 ‘원톱’으로 합류한 뒤 연일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 후 첫 선대위 회의에서 “선거(대선)까지 90여일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제가 보기에 이번 선거는 정권을 교체해야겠다는 국민적 열망이 높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를 운용하는 주체가 일사불란하게 잡음 없이 진행해야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정권을 가져오는 데 효과적으로 임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들을 가지고 각자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의 경험을 언급하며 “우리가 후보를 중심으로 해서 자신감이 충만해야 한다. 어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 ‘혹시나’ 하는 생각은 절대로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에 자당 오세훈 후보가 아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이들이 상당수였던 일이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일침으로 보인다. 그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향배가 아직 식지 않고 있다”며 정책개발 부서에 “(이) 민심을 우리가 어떻게 굳혀서 내년 선거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후 참석한 ‘더좋은나라전략포럼’에선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국가 과제로 저출산 문제를 꼽았다. 그는 포럼 강연에서 “(당면한) 과제 중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 출산율”이라며 “다음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우리가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돈이나 몇 푼 주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란 사고를 했기 때문에 오늘날 출산율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우리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교육제도, 주거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조기 수습이 선대위 1호 공약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김 위원장은 이날도 “코로나를 겪으며 양극화는 극도로 심해졌다”며 ‘손실보상 100조원 투입’ 구상과 관련해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면 비정상적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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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더좋은나라전략포럼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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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경제에서 공정을 찾지 못하면 사회 전체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 발언이라며 “맹목적으로 시장을 믿는 사람은 정서적인 불구자”라는 다소 원색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대표 브랜드 격인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을 못 하면 그 시장경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주는데, 그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줬던 시장이 정상적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오후에 국가비전 심포지엄 ‘국민행복과 국가미래’에도 참석한 김 위원장은 “행복한 전직 대통령이 한 사람도 없는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며 “우리가 이제는 진짜 누구에게도 자랑할 수 있는 대통령을 내년 대선에선 뽑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미국의 사례를 거론하며 국가 지도자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연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저출산 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지목하면서 “이런 국가가 과연 미래가 보이느냐.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며 “국가가 대혁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가의 대혁신이란 건 경제 구조의 변화, 교육 제도의 변화, 노동 제도의 변화, 외교 역량의 변화를 가져오는 대혁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선진국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 상당한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역시 차기 대통령의 과제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윤 후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국민의힘이 ‘불임정당’이란 얘기가 나올 때 저는 정치와 관계없는 사람들이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을 봤다. 그걸 보고 별의 순간을 맞이했다고 얘기했다”며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그런 순간을 포착해서 지금 나타나 있는 사람이 윤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윤 후보는 아무런 정치 경력이 없다. 새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박력 있게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검찰총장이란 직책에 있으면서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용감한 기지를 보였다. 결과는 미지수지만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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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 심포지움 국민행복과 국가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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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심포지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자유주의’를 내세우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의 충돌에 관한 질문에 “선거를 앞두고 국가주의니, 자유주의니 그런 걸 논쟁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병준 위원장과의 ‘불편한 동거’에 대한 물음이 꼬리를 물자 “관심 없다”, “내가 ‘그런 사람’을 신경 쓰면서 역할을 할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등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는 “지금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안 후보와 만남 계획에 대해선 “내가 그 사람을 만날 이유가 어디에 있나”라고만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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