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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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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유방암 경험자 삶의 질 높이는 ‘평생 건강’ 통합 설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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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차병원 여성암 다학제

중앙일보

유방암 경험자인 양루희씨가 완치 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위해 지난달 30일 일산차병원을 찾았다. 사진 왼쪽부터 양씨를 치료한 재활의학과 조계희·방사선종양학과 김주리 교수, 환자 양씨,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교수. 김동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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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진료를 받으러 온 양루희(49)씨는 암 치료를 받은 유방암 경험자다. 지난해 8월 유방암 2기 말로 진단받았던 양씨는 오른쪽 유방에 암이 발견됐고, 겨드랑이 림프샘에 전이가 된 상태였다. 유전자 검사에서는 유방암·난소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브라카1(BRCA1)’ 유전변이가 발견됐다.

진행된 유방암인 데다 유전변이까지 있었던 여성암 환자인 양씨의 치료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일산차병원 유방외과·산부인과·방사선종양학과·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모였다. 다학제 협진 결과, 양씨는 암이 발생·전이된 오른쪽 유방과 겨드랑이 림프샘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동시에 유방암·난소암 재발·예방을 위해 좌측 유방과 양측 난소·난관도 절제했다. 양씨는 “암이 생기지 않은 부위를 예방 차원에서 잘라내면 여성성 상실감이 생길 수 있어 고민됐지만 그대로 두면 재발 위험이 크기 때문에 공포심이 컸다”며 “지금은 결정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과 의료진이 자세히 치료 계획을 설명해 주고 지지해 줘 굉장히 든든한 마음으로 치료받았다”고 말했다.

암 완치 후에 양씨는 림프샘 절제로 근육 위축이 온 오른팔 재활과 심리적 지지 등 정신 건강관리를 위한 포스트 암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양씨는 “암 치료 후에 불면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잠을 잘 잔다. 재활치료로 팔 움직임도 나아져 생활이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일산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주리 교수는 “대표적인 유방암을 비롯한 여성암의 경우 조기 진단과 유전자 검사 활성화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학제 진료의 목적이 생존을 위한 치료를 넘어 암 경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확대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완치율 높이는 진단·치료 계획

유방암 경험자 양씨의 사례는 여성암에서 환자별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완치 성공률을 높이는 다학제의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양씨의 주치의인 유방외과조영업 교수는 “양씨는 유방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가 어려운 ‘3중 음성 유방암’이었는데 브라카 유전변이가 있을 때 이런 유형이 잘 발병한다”며 “다학제에서는 암이 생기지 않은 왼쪽 유방과 난소에 예방적 치료를 할지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브라카 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예방적 암 치료를 하는 건 아니다. 또 진행된 암, 재발암일 땐 환자의 전이·재발 정도 등을 고려해 항암제 종류와 항암·수술·방사선의 순서를 결정한다. 조영업 교수는 “양씨의 경우엔 어머니·언니에게 유방암·난소암이 발생한 가족력이 있었던 데다 미래에 암이 생길 두려움이 커서 다학제에서 예방 치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주리 교수는 “양씨처럼 진행된 암일 땐 수술이 완벽하게 끝났더라도 잔존 암이 있을 수 있다”며 “전이·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림프샘·가슴벽 등을 포함해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고 지금까지는 치료 결과가 성공적이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육체적·정신적 관리 지속

여성암 환자에게는 암 치료 이후 포스트 암케어가 삶의 질과 밀접하다. 양씨의 경우 완치 판정 이후에 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에서 합병증 예방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치료를 지속해서 받고 있다.

유방암 수술 후 합병증으로는 림프 부종이 대표적이다. 유방암 수술 환자의 5~25%에서 림프 부종이 발생해 팔이 붓고 통증이 생기면서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재활의학과 조계희 교수는 “림프가 체액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주는데 유방암 수술을 하면서 림프관을 일부 제거하면 체액이 넘쳐서 부종이 생기고 섬유화가 진행된다”며 “림프 부종은 마사지·찜질 등의 재활치료로도 일부 완화해 줄 수 있고 예방을 위한 관리도 함께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적 접근은 여성암 환자에게 특히 강조된다. 여성암 환자는 여성성 상실로 인한 심리적 위축과 자존감 저하가 가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교수는 “유방암·자궁암·난소암을 포함한 여성암 환자는 수술로 인한 상실감과 함께 항암 치료 이후의 탈모 등 신체 변화를 겪는다”며 “긴 치료 여정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심리적 어려움을 점검하고, 치료 후에는 재발에 대한 불안과 암 경험 이후 삶의 변화에 따른 적응의 어려움에 대해 치료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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