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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설]내홍 수습한 윤석열, ‘반문재인’ 넘어서는 비전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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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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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왼쪽)이 5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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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이준석 대표(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삼각편대로 내년 3월 대선을 치르게 됐다.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이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 영입 등에 가까스로 합의하면서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한 달 만인 6일 선대위 공식 출범식을 연다. 윤 후보는 5일 “자만하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말보다 행동으로 입증할 때다.

지난 한 달 동안 국민의힘 내 권력투쟁은 볼썽사나웠다. 이 대표가 나흘간 당무를 거부한 것도 무책임하지만, 당대표에게 후보 일정도 알리지 않고 뒤에서 험담하던 윤 후보 캠프의 잘못이 더 크다. 윤 후보는 이른바 ‘윤
핵관(핵심관계자)’ ‘문고리’의 전횡 논란이 커지는데도, 이를 방치했다. 김 위원장 영입을 두고도 종잡기 어려운 태도를 보였다. 내부 분란을 조정하지 못하는 정치력에 의문부호가 붙은 것은 당연했다. 그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던 윤 후보 지지율은 이 후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시장 지지 연설로 ‘비니좌’ 별칭을 얻은 노재승씨, 방송인으로 유명한 피부과 의사 함익병씨,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2030세대와 중도층 공략을 위한 인선이라 했지만 선대위 면면만으로 중도층 지지가 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함씨의 경우 2017년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 통합정부추진위 자문위원에 포함됐다 “독재가 왜 잘못됐나” “여자는 국방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 권리만 행사해야 한다” 등 발언이 문제가 돼 30분 만에 제외된 전력이 있다. 함씨는 이번 인선 발표 이후 다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도 결국 “함 선대위원장 내정은 언론에 제기된 문제를 선대위가 검토해 본인과 상의한 후 철회한다”고 밝혔다. 유명인사 영입에 급급해 검증에 소홀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지금 나라 안팎으로 난제가 쌓여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심화된 불평등과 청년실업, 부동산값 급등, 미·중 패권 경쟁 등이 그것이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이끌고자 하는지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의힘은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을 선거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한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실언과 자질 논란이 계속된다면 슬로건대로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윤 후보는 ‘반문재인’ 차원을 넘어서는 정교한 국가 비전을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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