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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친일파 후손 땅 국고환수 소송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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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승 손자 이우영 홍은동 임야

상속→경매→재매입 소유권 변동

재판부 “정당한 대가 지급” 판단

세계일보

정부가 친일파 후손의 땅을 환수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병삼)는 지난달 19일 국가가 이우영(82)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이 회장은 친일파 이해승의 손자다. 이해승은 철종의 아버지 전계대원군의 5대손으로, 일제로부터 조선 귀족 중 최고지위인 후작 작위 등을 받아 일제 패망 때까지 그 지위와 특권을 누렸다. 2007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이해승을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은 자’로 규정하고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했다.

서대문구는 2019년 10월 공원 조성 사업을 진행하던 중 친일 재산으로 의심되는 토지를 발견하고 법무부에 국가 귀속 대상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토지는 서대문구 홍은동 임야 2만7905㎡(약 8500평)로 축구장 4개와 맞먹는 면적이다.

1심 법원은 그러나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친일재산인지 모르고 취득했거나, 알았더라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경우에는 유효하게 권리를 보유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홍은동 임야는 1957년 이 회장이 조부 이해승에게서 상속받았지만, 1966년 8월 경매에 부쳐진 뒤 제일은행이 이를 낙찰받았고, 이듬해인 1967년 6월 이 회장이 이 땅을 다시 사들이면서 소유권이 수차례 바뀌었다.

법원은 “피고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제3자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친일재산귀속법 예외 조항에 따라 결국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친일재산귀속법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친일재산’에 대한 정의 규정 외에 ‘제3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아 친일행위자의 상속인이라고 해서 제3자 범위에서 제외할 이유는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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