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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바닷가 사람들' 가거도 불볼락잡이 '바다에 핀 붉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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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희 기자]
국제뉴스

'바닷가 사람들' (사진=E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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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일 EBS1에서는 '바닷가 사람들'의 '바다에 핀 붉은 꽃, 가거도 불볼락잡이' 편이 재방송됐다.

1025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전라남도 신안군. 그중에서 중국 산둥반도에서 새벽닭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토의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 국토의 끝에 있어 육지로부터 거리도 멀 뿐만 아니라 거세고 험난한 파도를 넘어야만 도착할 수 있는 섬이다.

목포항에서도 뱃길로 4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이 섬은 농사지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며 바다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이맘때처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는 살 오른 불볼락이 올라온다.

수많은 대한민국의 섬에서 일몰이 가장 늦다는 가거도에서 불볼락잡이를 나서는 배는 6척, 그중에서도 가장 합이 좋다는 조업 배가 있다. 바로 임권종, 노애란 부부가 함께 타는 배다. 남편인 임권종 선장이 배를 몰고 아내 노애란 씨는 선원들과 함께 합을 맞춰 그물을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조업을 하고 있는데, 미리 내려놓은 그물을 끌어 올리고, 다시 투망하는 작업이 계속되기 때문에 서로의 호흡이 중요하다.

가거도로 시집을 온 뒤로 처음 배를 탔다는 노애란 씨는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남편의 조업을 돕기 시작했다. 선원이 구해질 때까지만 뱃일을 도와주려고 했다는 그녀는 해기사 자격증을 남편보다 먼저 딴 뒤로 직접 배를 몰기도 하는 든든한 남편의 지원군이자 가거도 섬 아낙이 되었다.

'열기'라고도 불리는 불볼락은 이름처럼 몸이 빨간 생선. 사시사철 잡히지만, 추위가 찾아오는 초겨울부터 살이 올라 더 맛있어진다. 부부가 잡아 온 불볼락들은 섬마을 할머니들의 능숙한 손을 거친 다음 먹기 좋게 손질이 된다. 가거도에서는 불볼락은 하루, 이틀 정도 해풍에 말려 먹곤 하는데 오래전에는 불볼락이 많이 잡혀도 냉장 시설이 없어 마을 사람들만 즐겨 먹던 생선이었기 때문에 불볼락들은 조금 더 오래 보관하고자 말려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20여 년 전 섬에 전기가 들어오면서 이제는 가거도 불볼락은 전국 방방곡곡으로 판매가 가능해졌다. 지금도 가거도에서는 제사상에서 빠지면 안 될 필수 생선이자, 섬마을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던 고마운 생선이기도 하다. 불볼락은 주로 소금을 솔솔 뿌려 구이로 먹지만, 가거도 같은 산지에서는 싱싱한 회 맛도 볼 수 있다. 한 번 튀겨낸 후 간장 양념에 조려 먹는 조림, 갖은 채소와 함께 얼큰하게 끓여내는 매운탕과 맑게 끓여내는 지리탕은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 해장국이 되기도 한다.

매일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기를 낚고, 정성껏 손질한 생선을 말리고, 바다에서 구해온 먹거리로 밥상을 차려내는 가거도 사람들. 바다에서 고기를 낚을 수 있는 한, 고즈넉한 섬에서 계속 살아가고 싶다는 임권종, 노애란 부부와 가거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불볼락 별미 음식들까지! 국내 최서남단 섬, 가거도의 불볼락잡이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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