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와인 어려운줄 알았는데"…내 취향 찾아주는 오마카세 와인바라니 [생생 유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생생유통] 와인 전성시대를 맞으며 이색적인 와인바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와인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해법을 각양각색으로 제시하면서 기존 와인바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요리사가 알아서 내주는 코스 요리를 뜻하는 오마카세의 개념을 빌려 '와인 오마카세'를 표방하는 곳, 와인에 갓 취미를 들인 사람들의 취향을 진단해주는 '와인 의사'를 자처한 곳도 나왔다.

▲ '계급장' 떼고 즐기는 와인 오마카세

매일경제

<사진제공=와인소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문을 연 '와인소셜'은 여느 와인바와 달리 메뉴판에 길고 장황한 와인 리스트가 없다. 대신 '섬세한, 우아한'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어 있는 코스A와 '펑키한, 개성 있는'이란 설명이 달린 코스B만 써 있다. 서빙된 와인병은 검은색 천에 둘러싸여 어떤 와인인지 알 수 없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맛을 비교하고 즐긴 뒤에야 어떤 와인을 마신 건지 공개된다.

이런 식으로 와인 오마카세를 구성한 이유는 '와인의 맛은 라벨에 있지 않다'는 데이비드 김 와인소셜 대표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와이너리 명성이나 기존 와인 지식에 와인 맛 평가나 가격이 좌우되는 업계 관행을 깨려고 한 것이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기준을 토대로 와인 취향을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와인소셜을 만들었다"며 "숨은 진주 같은 와인을 찾아내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코스는 화이트와인 2종, 레드와인 3종이 70㎖씩 나오는데, 이와 함께 카드 5장도 주어진다. 각 와인의 맛을 보고 와인소셜팀이 연상한 폭죽놀이, 샹들리에 등 이미지를 시각화한 것이다. 고객이 와인별로 하나씩 매칭을 하면 나중에 소믈리에가 생각한 것과 맞춰볼 수 있다. 조성곤 와인소셜 매니저는 "정답은 없고 이곳 소믈리에들도 같은 와인이지만 선택한 카드가 저마다 달랐다"며 "와인을 매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끝나면 와인 가격표를 준다. 코스 중 자기 취향에 맞는 게 있으면 사면 된다. 와인 코스는 두 달마다 바뀌며 코스A와 코스B를 모두 경험한 사람을 위한 '시크릿 코스'도 있다.

▲ 와인 6종 무료 시음, 국내 최초 '테이스팅 가이드숍'

매일경제

시음 와인을 앞에 둔 와인도어 곽성진 대표. <사진제공=와인도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와인을 공짜로 시음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한 잔도 아니고 시가 2만~5만원대 와인 6종류를 맛볼 수 있다. 한 잔당 3000원을 내면 10만원대 프리미엄 와인 두 잔까지 모두 '8종 와인 시음'이 가능하다. 시음 와인은 매주 목요일마다 바뀐다. 서울 상왕십리역에서 800m가량 떨어진 복합몰 1층 안쪽에 자리 잡은 모던한 인테리어의 '와인도어' 얘기다.

와인도어는 국내 최초로 '와인 테이스팅 가이드숍'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단순히 시음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 세계로 입문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안내의 목표는 '와인 취향 찾기'다. 소량의 와인을 차례로 시음할 때마다 앞에 있는 '와인 어드바이저'가 "맛있냐, 맛없냐"를 묻는다. 시음 와인 중 특정 와인이 어떤 이유로 맛있다고 말하면 그와 비슷한 결을 지닌 매장 내 와인을 추천해준다. 와인을 사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방문객 100명 중 99명꼴로 한 병씩은 사간다고 한다.

지난 1월 문을 연 와인도어는 와인에 진지하게 입문하고 싶은 '학구파 와린이(와인+어린이)'들이 많이 찾는다. 셀 수 없이 많은 와인 종류와 포도 품종, 전문용어 사이에 기가 죽은 이들이 취향을 찾아나갈 단서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와인전문가 자격증(WSET) 강사이기도 한 곽성진 와인도어 대표는 "하나의 지역이나 품종을 깊이 파는 와인 편집숍이 많지만 우린 얇고 넓게 펼쳐서 누구나 왔을 때 1만원짜리라도 하나씩은 꼭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장에 구비된 와인은 모두 300여 종이다. 와인 가게들이 통상 국가별로 와인을 분류해놓은 것과 달리 이곳은 포도 품종별로 나눴다

혼자 방문할 수도 있고 최대 인원은 5명이다. 예약제로 운영된다.

▲ 500종 와인 구비된 레스토랑 '베라짜노'

매일경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와인바 겸 레스토랑 베라짜노 1층 모습. <사진제공=베라짜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청담동 압구정로데오역 근처에 있는 '베라짜노'는 500종 넘는 와인이 구비된 와인바 겸 레스토랑이다. 가게 입구로 들어가면 1층에 천장 높이까지 진열된 와인 셀러가 있고, 여기서 소믈리에 추천을 받아 와인을 고를 수 있다. 통상 레스토랑은 와인숍보다 높은 가격에 와인을 파는데, 베라짜노는 와인숍과 가격 차이를 최소화한 것이 큰 특징이다.

국내에 와인 2차 붐이 일었던 2002년 문을 열어 정통 와인 바의 효시로 꼽히는 곳이다. 여기서 재계 인사들이 사업 목적의 만남을 많이 가져 'CEO들의 놀이터'라는 별명이 있다.

10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1층 홀과 조용한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는 2층 룸 4개가 있다. 도서관, 가정집 등 방마다 다른 콘셉트로 꾸몄다.

[진영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