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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女 유도 금메달리스트, 가정폭력 피해에도 무죄 판결...멍든 얼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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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유도 금메달을 딴 마르코 피노(27)가 지난 28~29일(현지시간) 동거인이자 트레이너인 알랭 슈미트(38)에게 파리 외곽의 주거지에서 폭행을 당한 직후 촬영한 사진. 피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도쿄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 여성이 가정 폭력을 당했지만 법원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내리자 프랑스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유도 금메달을 딴 마르코 피노(27)는 지난 28~29일 동거인이자 트레이너인 알랭 슈미트(38)에게 파리 외곽의 주거지에서 폭행을 당했다.

‘살려달라’는 피노의 비명소리를 들은 그의 이웃들이 피노를 보호했고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노는 즉각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따르게 법원 심리로 넘어갔다.

슈미트는 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슈미트는 “피노가 나를 주먹으로 때리고 문으로 밀어 넣으려다가 벽과 라디에이터에 부딪쳤다”며 “피노는 스스로 넘어졌고 상처가 생겼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 인생에서 나는 한 번도 누군가를 때린 적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프랑스 검찰은 “매우 심각한 폭력”이라며 슈미트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판사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분노한 피노는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8~29일 동거인이자 트레이너인 알랭 슈미트(38)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멍과 상처로 엉망이 된 피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슈미트가 자신의 주거지에서 욕설을 퍼붓고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머리를 땅에 내리치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노는 기자회견을 열어 “슈미트가 내 머리를 잡고 나를 바닥으로 끌어당기고 나의 위로 올라와 머리를 땅에 박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슈미트는 거짓말을 통해 나를 ‘히스테리를 부리는 여성’으로 만들고 있다”며 잦은 폭력에 노출됐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프랑스 사회는 가정 폭력에 대한 근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 유도 연맹 회장인 스테판 노미는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며 “(재판부가) 어떻게 증거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피노를 도왔으며 계속해도 도울 것”이라며 “피노와 연맹이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프랑스 사회당의 유력 대선 후보 안 이달고 파리 시장 역시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과 함께 연대의 의지를 표명했다.

김형환 온라인 뉴스 기자 hwan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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