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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조국 사태’ 사과하고 文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인정한 이재명···중도층 골든크로스 전략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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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연일 반성·혁신…중도 잡기 나서
조국 사태 관련 최초 공식 사과
김종인 민주당 영입설엔 선긋기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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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일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 “내로남불로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켜드렸다”며 공식 사과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선 “현 정부의 가장 큰 실패 영역”이라고 인정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쇄신을 비롯해 연일 반성·혁신 행보를 이어가며 중도층 표심 잡기를 통한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전략에 속도를 더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민주당이 그간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또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개혁 진영은 사실은 더 청렴해야 되고 작은 하자조차도 더 크게 책임지는 게 맞다”며 “민주당이 우리 국민들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또 실망시켜 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거듭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가 조국 사태에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각종 언론 인터뷰 등에서 “집권세력의 일부로서 작은 티끌조차도 책임져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하며 사과보다 책임론에 무게를 둔 것과는 달라진 발언이다. 조국 사태에 비판적인 중도층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못한 것보다는 잘한 게 많다”며 외교 부분과 K-방역 등을 거론하면서도 “다만 아쉬운 건 부동산 문제를 포함해 사회경제 영역의 개혁에 실제 성과가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도심지역의 용적률이나 층수에 대해 일부 완화해 추가 공급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또 “수요 억제에 치중한 것이 비정상적인 주택가격 폭등의 원인이 됐다”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의 추가 공급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는 상당 정도 안정되게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50% 안팎인 주요 원인을 부동산 문제에서 찾고 해법 제시를 통해 표심에 호소하는 전략이 읽힌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2017년 공사가 중단된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와 관련해선 “이 문제에 한해 국민들의 의견에 맞춰서 충분히 재고해 볼 수도 있다”며 공사 재개 검토를 시사했다. 건설중단에 반대하고 공사 재개를 원하는 여론이 있는 만큼 탈원전 정책 기조와 배치되지만 ‘짓던 것은 계속 지어서 끝까지 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이 후보는 “사실은 경제 활성화라든지 일자리 창출에는 신재생에너지 쪽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원전보다는 신재생에너지로 대대적인 산업 전환을 해서 그 속에서 우리가 일자리도 만들고 성장의 모멘텀도 얻자는 게 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영입이 보류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다. 잘 모시고 싶은 분”이라면서도 “뭔가 요청을 드리는 것은 예의에 좀 어긋나는 것 같다”며 민주당 영입설에는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 사면 필요성에 대해선 “지금 이분들은 아무런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고,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는 상태”라며 “사면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각 대선 주자의 장점을 꼽아 달라는 질의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선 “세상을 좀 공정하게 만들겠구나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있는 것이 윤 후보의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는 “진보적 가치를 잘 실현할 거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중도 소구력이 높은 분”이라고 각각 평했다.

박홍두·탁지영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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