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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둑 터진 확산세 이틀째 5000명대… 모임제한에 의료체계도 손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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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선 26일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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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5000명대로 역대 최다치를 갈아 치우고, 수도권 병상 가동률은 90%에 육박했다. 정부는 이날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회복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오는 3일 사적모임 제한 등 방역 강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의료대응 역량이 한계치를 넘어선 데 따라, 정부가 병상 30개 이상 2차 병원도 코로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개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서울 병상 가동률 90%… 하루 사망자 47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266명으로 전날 5123명을 기록한 데 이어 최다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268명, 경기 1495명, 인천 355명, 부산 158명, 대전 166명, 강원 145명, 충남 149명, 경북 106명, 전북 71명으로 수도권에서만 78.1%(4118명)이 확진됐다.

중대본은 이날 일상회복위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달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일시 중단하는 정책 검토에 들어간다. 정부는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위드 코로나 후퇴는 없다’고 했지만, 박수현 대통령 국민소통수석 비서관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대대적 방역조치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현행 중환자 의료체계는 붕괴 직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8%로 서울 90.1%(345개 중 311개), 인천 88.6%(79개 중 70개), 경기 85.5%(290개 중 248개)는 90%에 육박한다. 대전(25개)과 세종(6개)은 모두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100%다. 위중증 환자 수는 733명으로 전날(723명)보다 10명 늘어났다. 전날 하루 동안 47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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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충북대학교병원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동에서 의료진이 모니터를 통해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거점전담병원, 감염병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의 병상 가동률은 78%(692개 중 540개 사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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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상급 종합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치료하는 현 체계를 재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현행 전담병원 중심 의료체계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30병상 이상 2차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를 받을 수 있게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2차 병원 포함 전반적인 의료체계 개편할 수도”

‘위드 코로나’를 목표로 하면서 코로나19 전담 검사소, 전담 원, 전담 중환자병상으로 구분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강력한 방역 강화 조치 발표에 앞서, 현행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전반적인 개편에 나설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정부가 지금에 와서 방역을 조이는 것은 위드 코로나의 후퇴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병원들에 의료인력 보충, 병상 충원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남중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숫자를 줄이려면 방역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정치권에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목을 죄는 결정을 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위중증 환자를 상태가 심각한 중중환자와 덜 심각한 위중환자로 구분하고 위중환자를 컨테이너 간이 병상에 수용하고, 각 종합병원에 병상을 강제 동원하는 방안도 정부가 발표할 수 있는 의료 대책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이맘때 3차 대유행으로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주차장 등에 컨테이너를 짓고 코로나 환자를 수용하는 간이 병상을 만들었으나, 현재는 비어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중환자 주변엔 인공호흡기 등 각종 장비가 준비돼 있어야 하는데 간이 컨테이너에는 그런 장비를 설치할 수 없다”며 “위중증 환자는 증세가 시시각각 위중해지는 고령층 중환자가 대부분이고, 이런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전문 의료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계된 위중증 환자 733명 중 83.6%(613명)가 60대 이상이다.

의료계는 충분한 의료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정부 정책에 원망을 쏟아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다른 전문의들도 호흡기 환자를 볼 수 있게끔 2~3개월 정도 교육하자는 의견을 냈으나 보건복지부가 묵살했다”며 “이런 모든 혼란이 정부가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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