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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잠행' 대선 리스크 되나…당 대표 자질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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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취중 페이스북 메시지 남기고 잠적…부산서 포착

대선 앞두고 제1야당 대표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란 비판

윤석열과 수차례 갈등…'당대표 패싱', 선대위 구성 두고 내홍

당 중진의 '30대 당 대표 흔들기'란 분석도

전문가 "정치 경험 부족한 이준석에게 이미 예견됐던 일…김종인 영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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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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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돌연 잠행하면서 당대표 자질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20·3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야당 사령탑'에 올랐지만, 대선 국면에서 선대위 구성 등을 놓고 수차례 윤 후보와 충돌하며 '리더십 부족'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 중진들의 '젊은 당대표 흔들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는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이 대표가 취임했을 때부터 이같은 갈등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봤다.

◆ 선대위 구성 갈등·당 대표 패싱…윤석열-이준석 갈등 이어져

대선 국면에서 갈등의 도화선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을 둘러싼 내홍이라는 견해가 많다. '김종인 체제'를 줄기차게 고집해왔던 이 대표의 입장과 달리, 윤 후보 측이 선대위 구성을 놓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내 일상으로 회귀하겠다"며 선대위 합류를 사실상 거절했고, 윤 후보도 같은날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계속된 갈등에 결국 김 전 위원장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측이 선대위 합류 최후통첩을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나한테 최후통첩을 했다고 주접 떨어놨던데 그 뉴스 보고 '잘됐다' 그랬다"며 "오늘로 끝을 내면 잘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돈 주고도 못 사는 소'에 빗대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다. 소 값을 쳐주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걸 더 얹어서 드려야 한다. 전권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지지율이 좀 떨어지는 모양새가 나타나면 후보 또는 대표가 엎드리는 모양새로 가서 김종인 위원장을 모셔온다"고도 내다봤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당대표 패싱' 논란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의 선대위 영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으나, 윤 후보 측은 지난달 29일 이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다만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패싱 논란 이제 지겹다. 후보는 선거에 있어서 무한한 권한과 무한한 책임을 가지고 간다"면서 "애초에 패싱논란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당 대표랑 상의 안 한다고 문제 있는 거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이 방문 일정을 이 대표에게 사전 공유하지 않은 점이 또다시 갈등을 키웠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는 거다. 미리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일갈했다. 윤 후보의 세종 방문 일정에 자신이 동행한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전해 듣게 된 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밤 초선 의원 5명과 술을 마시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올린 뒤, 돌연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췄다. 지난 30일 예정돼있던 공식 일정 등을 모두 취소하면서 '당 대표 사퇴설'까지 나왔으나, 이후 이 대표가 부산으로 내려가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심야 회동을 한 사실이 1일 확인됐다.

이를 두고 대선을 10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당 대표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헌정 사상 이런 야당을 본 적이 없고 이런 야당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 이사장은 이 대표를 겨냥해 "그는 지금 집권을 꿈꾸는 야당 대표인가 정권교체를 포기한 야당 대표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지금 이 대표는 당의 전면에 서서 정부·여당의 참담한 방역 실정을 비판하고 국민을 대신해서 따져 물어야 하며 이에 대한 합리적 대안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제2의 옥쇄 파동'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옥쇄 파동'은 지난 2016년 총선 김무성 당시 대표가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반발,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간 사건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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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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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 중진들의 30대 당 대표 흔들기?" 분석도…전문가 "이미 예견됐던 일…김종인 정치력 없인 당 내부 정리 힘들어"

이 대표는 앞서 지난 6월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수차례 '이준석 리스크'에 휩싸여왔다. 특히 입당 전부터 유력 대권주자로 꼽혔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수차례 마찰을 빚으면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월22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아니라 제1 야당 대표의 발언이 위험해 보인다.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며 "야권 후보를 보호해야 할 제1야당 대표가 '위험하다'라는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고 일갈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의 녹취록 공방도 한바탕 논란이 됐다. 이는 원 전 지사가 지난 8월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내게 '윤 후보는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같은 날 밤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의 주장을 부인하며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자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그의 경험 부재에 대한 비판이 다수 제기됐다.

일각에선 당 중진들이 30대 당대표를 뒤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0일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의꿈' 홈페이지의 '청문홍답' 코너를 통해 시민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중진 (의원)들이 몰려다니면서 당대표를 저렇게 몰아세우니 당이 산으로 간다"며 "밀려난 중진들이 대선보다 자기 살길 찾기에 정신 없다. 당대표 겉돌게 하면 대선 망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는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리스크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이 대표에게 (이런 갈등이 발생할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면서도 "그보다 윤 후보의 리더십·정치력 부족이 더 큰 문제다. 1차 책임이 거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대선 국면이 되면 모든 것이 후보자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선대위 구성도 늦어지고, 김 전 위원장 영입도 불발되고,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서 이 대표 일까지 벌어졌다"며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윤 후보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순간에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윤 후보의 리스크가 노출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의 영입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 평론가는 "언제든지 당내 분란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윤 후보처럼 외부에서 온 사람이면 당내 비토 세력이 있기 마련"이라며 "이같은 상황을 돌파해나가려면 김 전 위원장 정도의 정치력을 가진 인물이 옆에서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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