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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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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나토 동진 막을 법적 보장 미국·나토에 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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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대사 신임장 제정식서…우크라 두고 서방과 대치 속 언급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협상에서 러시아는 나토의 추가적 동진(東進)을 막을 법적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열린 외국 대사들의 신임장 제정식에서 연설하며 "현재 러시아 외교의 1차 과제는 (자체) 안보에 관한 튼튼하고 믿을 수 있으며 장기적인 보장을 얻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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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대사 신임장 제정식서 연설하는 푸틴 대통령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러시아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과의 대화에서 나토의 추가적 동진과 러시아 접경 지역으로의 위협 무기 배치 등을 금지하는 구체적 합의 도출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서방 국가들에 이와 관련한 구체적 협상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특히 우리에겐 안보에 대한 법률적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관련한 구두 약속은 서방 국가들이 이행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며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이웃의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대규모 군대를 배치하고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일축하면서, 오히려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흑해 등 러시아 인근 지역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면서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가 통일 독일 영토를 넘어 더는 확장하지 않겠다고 한 통독 과정에서의 약속을 어기고 옛 소련권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지난 1990년 제임스 베이커 당시 미 국무장관은 통일 독일에 나토군 주둔을 허용할지를 고민하던 러시아에 "나토 관할지는 동쪽을 향해 1인치도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나토는 1999년 헝가리·폴란드·체코 등 3국을, 뒤이어 2004년에는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옛 소련권 7개국을 군사동맹체에 끌어들이며 확장을 계속했다.

또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에서는 옛 소련 소속국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후 이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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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로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고르바초프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미국과 협상하면서 독일 통일 후 더 이상의 나토 동진은 없을 것이란 미국 측의 말만 믿고 그 발언을 문서화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비판한 바 있다.

푸틴은 "독일 통일과 동유럽에서의 소련군 철수 등의 문제가 논의될 당시 미국 정부 인사와 나토 사무총장 등은 나토의 동쪽 국경이 당시 동독의 동쪽 국경을 넘어 더 나아가지 않을 것이란 점에 소련이 확신을 가져도 좋다는 말을 했다"고 상기시켰다.

푸틴은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문서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고르바초프의 실수였다"면서 "정치에서는 모든 것을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문서화된 것들도 위반하는데 고르바초프는 그냥 (미국 측의) 말만 듣고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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