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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원장, 해리스 대 김여정 북핵 '넘버2 회담' 제의 ... 워싱턴 찾아 종전선언 세일즈 나선 국책연구기관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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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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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왼쪽부터) 등 통일·외교·안보 국책연구기관장들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윌러드 호텔에서 싱크탱크 윌슨센터가 북미관계 전망에 관해 개최한 포럼에서 기조발제 및 토론을 하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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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익 국립외교원장,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등 대표적인 통일·외교·안보 국책연구기관장들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은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요소라면서 미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했다. 홍 원장 등은 이날 워싱턴에서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가 주최한 북미관계 전망 관련 포럼과 특파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은 비핵화 협상을 위한 입구이자 정치적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종전선언은 미국이 북한에게 성실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전향적으로, 한·미 간 합의를 봐서 북한에게 공동으로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서로 합의한 사항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을 믿을 수 있는 첫 걸음으로 종전선언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종전선언의 기본적 의미는 김정은 위원장의 체면을 세워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의미이지, 그것 자체의 파급효과를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종전선언이 유엔군사령부나 주한미군의 지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됐다.

김 원장은 “종전선언에 대해 일부에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정부가 쇼를 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반도에 작동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매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정부로서 미래 세대를 위한 전략이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아젠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번 전략대화를 통해 종전선언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갖고 있는 의미, 종선선언 입구론으로 시작해서 다음 절차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지금이 좋은 타이밍인지 묻는다면 합의의 실천 동력이 만들어지면 그것 자체가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원장도 “종전선언은 대화로 가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라며 “장기 교착이 계속되면 평화·비핵 교환 프로세스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한·미가 북한이 원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의 초보적 수준의 정치 선언이라고 하더라도 종전선언 문안을 협의하고 있다는 것은 바이든 정부도 트럼프 정부를 계승하면서 뭔가 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상황 관리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반도 분단 체제가 70년 이상 지속되고, 30년에 걸친 북핵 문제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미래지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고 원장은 “선 비핵화 후 관계정상화 방식을 30년 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면서 “1992년 한·중 수교는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없이 관계정상화를 해서 현재에 이르렀음을 비춰볼 때 북한과 미국도 관계정상화와 수교를 앞에 내세우고 비핵화를 추동해 나가는 방식을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의 종착역으로 북·미 관계정상화를 상정하고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개념과 최종 단계를 명확히 정의한다는 전제 하에 관계정상화를 선행함으로써 비핵화를 유도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대북제재가 북한에게 ‘벌’을 주는 의미도 있지만 제재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이 핵문제에 있어서 국제사회의 여망에 부응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면서 제재 완화론도 설파했다. 홍 원장은 “대북제재가 벌 주는 것만 남았고 오히려 북한은 대북제재를 적대시 정책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등 핵·미사일 개발의 명분이 되고 있다”면서 “제재완화 방향으로 가면서 비핵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다만 무조건 제재 완화를 해줄 순 없고 약속을 안 지키면 다시 제재를 가하는 스냅백 제도를 통해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종전선언이 안 되고 이 상태가 지속하면 내년 4∼10월은 굉장히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면서 내년 봄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도 제안했다. 북한이 내년 2~3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남한 대선이 끝나고,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가까워질수록 미국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한 중강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연합훈련을 해도 1부는 방어, 2부 반격 훈련인데, 북한 입장에서는 2부 훈련이 북한을 점령하는 내용이 있어 굉장히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가 북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가 하지 못할 것을 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2부 훈련은 생략하는 것이 좋겠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해 말 북·미대화에 보텀업(상향식)뿐 아니라 톱다운(하향식) 방식이 포함돼야 한다고 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톱다운 방식과 보텀업 방식을 병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되지 않으면 북핵문제는 협상이 되더라도 타결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정도의 회담이 안 되면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북·미 ‘넘버2 간 협상’을 제안했다.

홍 원장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남한도 상응하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므로 협상을 위해선 크게 문제를 삼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이 500㎞ 미사일을 발사하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개발하는데 그에 상응하는 사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땐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보 위협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문제 삼다 보면 협상 자체가 안되니 협상을 위해서 상호안보 관점에서 우리도 개발하는 것 정도는 크게 문제 삼지 말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 사거리를 불문하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체 발사가 금지돼 있지만 남한이 개발하는 미사일 사거리에 상응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협상을 위해 융통성을 발휘하자는 주장이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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